15일에 열린 기념식에는 애초 참석하기로 했었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문화재청장, 서울대 총장 등이 불참해 서울대병원 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대한의원' 기념='경성제국대학' 기념
16일 고철환 교수(지구환경과학부ㆍ전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를 비롯한 서울대 교수 16명은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 중단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서울대병원의 이런 행태에 대해 국민에게 대신 사과한다"며 "앞으로 학내에서 일어나는 이런 행태에 대해 교육적 소명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대한의원은 1907년 3월 15일 이토 히로부미가 주도해 설립한 일제 식민 통치 수단일 뿐"이라며 "심지어 서울대병원 관계자까지도 대한의원을 대한제국이 아닌 통감부가 주도해 설립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상황인데도 서울대병원은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행사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서 "서울대가 1924년 일제가 설립한 '경성제국대학'을 기념하고 역사적 자산으로 여기지 않듯이 식민 지배의 수단으로 탄생한 '대한의원'을 서울대병원이 기념하고 계승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서울대 병원의 몰역사적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원 기념, 식민지 근대화론 주장과 같아
한편 서울대 교수들은 이 대학 일부 교수들이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은 최근 학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왜곡된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일부 교수의 움직임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것은 서울대가 '국립대학'으로 존속해야 할 최소한의 이유마저도 저버린 반역사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기념사업은 감사원에 감사 청구가 돼 있고, 기념우표 역시 발행 중지 가처분 신청이 돼 있다"며 "서울대병원은 이런 상황을 직시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에 서명한 서울대 교수 명단 고철환(자연과학대 지구환경과학부), 김도균(법대 법학부). 김명환(인문대 영문학과), 김민수(미술대 디자인학부), 김세균(사회대 정치학과), 김수행(사회대 경제학부), 김인걸(인문대 국사학과), 김창호(자연과학대 수학과), 박태균(국제대학원), 오용록(음악대 국학과), 우희종(수의대 수의학과), 이애주(사범대 체육학과), 정근식(사회대 사회학과), 정용욱(인문대 국사학과), 조흥식(사회대 사회복지학과), 한정숙(인문대 서양사학과), 홍성욱(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최갑수(인문대 서양사학과), 최영찬(농생대 농경제사회학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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