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장가격이 1102억64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증시 주가총액의 약 15%, 증시 외국인 투자액의 약 50%에 해당한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은행(FRB)이 지난해 공동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미국의 외국 주식 및 채권 보유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2월 31일 현재 미국의 민·관 투자자가 보유한 한국의 주식과 채권(공채 및 사채)의 시장가격은 각각 1102억6400만 달러와 82억4300만 달러로 총 1185억700만 달러에 달한다.
미국의 대한(對韓) 주식·채권 투자액은 시가 기준으로 1994년 3월 69억2500만 달러, 1997년 말 152억6200만 달러, 2001년 말 344억7500만 달러, 2004년 말 735억4400만 달러 등 계속 증가하다가 2005년 말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한국 증시에 대한 미국인 투자는 1994년 3월 43억5200만 달러에서 2005년 말 1102억6400만 달러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미 재무부는 한국이 미국의 '나라별 대외 유가증권 투자 순위'에서 11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에 따르면 2006년 말 현재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은 총 2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2006년 말 한국 증시의 외국인 투자액과 2005년 말 미국인의 한국 주식 보유액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액 중 절반 이상은 미국인이 차지한다고 추측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의 해외투자는 선진국과 조세피난처에 집중
미 재무부 등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미국의 해외 주식 보유액은 총 3조3180억 달러로, 이는 세계 증시 총액의 12%에 해당한다.
미국의 최대 투자처는 8150억 달러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영국이다. 그 뒤는 일본 5310억 달러, 캐나다 4190억 달러, 프랑스 2740억 달러, 케이만 군도 2490억 달러, 독일 2170억 달러, 스위스 1960억 달러, 네덜란드 1920억 달러, 버뮤다 1870억 달러, 호주 1280억 달러 순이다.
미국의 해외투자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과 케이만 군도 등 조세피난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의 해외투자는 선진국에 대해서는 채권 투자의 비중이 높은 반면 개발도상국에 대해서는 증시 투자의 비중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가령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투자액 가운데 41%가 채권 보유액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채권 투자액은 총 유가증권 투자액의 7%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채권에 대한 미국인 투자는 1994년 25억7300만 달러에서 2005년 82억4300만 달러로 3배 정도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재무부 등은 이같은 조사 결과는 민간 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상 투자 포트폴리오를 완전히 밝히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실제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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