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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20조 원 넘는 연말 보너스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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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20조 원 넘는 연말 보너스 잔치

부동산-자동차-여행-사치품 시장 연말특수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업 종사자들이 우리 돈으로 총 20조 원이 넘는 연말 보너스를 받으면서, 이 보너스가 유입된 미국 부동산 시장과 자동차, 여행, 사치품 시장에 '연말특수' 바람이 불고 있다.

20조 원 보너스 대박에 맨해튼 집값도 '들썩'

2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엄청난 이익을 낸 골드만삭스, 리먼브라더스, 모건스탠리 등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의 종사자들은 이번 연말에 개인당 최대 6000만 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보너스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월스트리트의 금융업 종사자들이 이미 받았거나 앞으로 받게 될 연말 보너스의 총액이 작년보다 무려 17%나 증가한 24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우리 돈으로 20조 원이 넘는 이 보너스가 시중에 풀리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은 바로 부동산 시장이다.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3분기에 전년 대비 17%나 급락했다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맨해튼 부동산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매물이 부족한 형편이다. 또 두둑한 보너스를 받은 월스트리트의 금융업 종사자들이 겨울 휴가를 보내기 위한 별장을 구매했다가 봄에 되팔거나 자녀를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자동차 시장도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25만 달러에 달하는 고급차인 '페라리 599 GTB 피오라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페라리 판매업체인 밀러 모터카스 측은 이미 구매 신청자 명단이 꽉 찼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전세비행기를 이용한 개별맞춤 여행 등 호화여행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한편에서는 '월스트리트 죽어간다' 신음소리 높아져

이처럼 월스트리트에서 '연말 보너스 특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월스트리트의 금융 헤게모니 시대는 끝났다'는 경고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Wall Street). ⓒ The Economist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독점적인 '돈줄' 역할을 하던 월스트리트의 위상이 낮아진 반면 영국 런던의 '더 시티(The City)'가 금융 중심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 상하이, 도쿄 등 아시아 금융시장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는 금융시장 능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기업공개(IPO) 규모에서 이미 런던과 홍콩에 선두 자리를 내준 상태다.

이에 대한 위기의식이 미국 내에서 고조되면서 대응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령 할 스코트 하버드 법대 교수가 이끄는 '자본시장규제법 위원회(CCMR, Committee on Capital Markets Regulation)'는 지난 4일 월스트리트를 되살리기 위한 첫 번째 권고사항들을 공식 발표했다. 이 위원회는 '엔론 사태' 이후 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샤베인-옥슬리' 법의 개혁 등 4가지의 권고사항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월스트리트의 연말 보너스 특수는 그야말로 '특수한 소수만의 잔치'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의 모든 금융업 종사자들이 수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는 것은 아니다. 월스트리트에서 평균적인 이사급 인사가 받는 보너스는 100만~300만 달러 수준이다.

이들은 월스트리트 먹이사슬의 가장 상층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보너스를 소비보다는 저축에 쓰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이 혹독한 침체를 빠지며 대량해고의 폭풍에 휘말렸던 2001년의 악몽이 아직 이들의 뇌리에서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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