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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경찰서, FTA 반대집회 '이유없이' 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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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경찰서, FTA 반대집회 '이유없이' 불허

[한미FTA 뜯어보기 102]제주도 시민단체들 "제주도민 우롱하지 말라"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 운동본부'가 다음달 23일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 FTA 4차 협상 직전에 개최하겠다고 신고한 '한미 FTA 반대 집회'를 제주도 서귀포 경찰서가 합당한 이유 없이 불허해 시민단체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25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지난 23일 저녁 서귀포 경찰서는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 운동본부가 법률에 의거해 한미 FTA 4차 협상 개최 전날인 10월 22일과 23일에 (개최하겠다고) 신고한 집회를 불허했다"면서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정부가 헌법 제21조에 규정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경찰은 집회금지 통고서에서 '집회개최 시 명백히 현행 법을 위반해 공공질서에 위협을 가할 것이 우려돼' 금지한다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경찰의 주장과 달리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지난 5월 12일 1차 도민대회부터 3차 협상 기간인 9월 5일 열린 도민대회까지 수 차례에 걸쳐 법률에 의거한 평화적인 집회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제주도 내 '한미 FTA 반대' 목소리 차단하려는 정부의 거듭된 무리수

한미 FTA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여론은 원래부터 부정적인 편이었다. 한미 FTA가 감귤을 비롯한 제주도 특산 농산물 재배농가에 피해를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한미 FTA 4차 협상 개최지로 제주도를 지목한 후 제주도 내 시민단체들과 정부당국 간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포문은 정부가 먼저 열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9일 제주도 내 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미 FTA 협상 반대 등 불법행위 엄정 대처 및 복무단속 강화'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도내 시민단체들의 공분을 샀다.

이어 15일 제주도 내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끝내 한미 FTA 협상을 포기하지 않고 4차 협상의 제주도 개최를 강행할 경우 우리는 노무현 정부와의 한판 대격돌을 준비하겠다"고 반격했다.

21일에는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주도 내 대학과 교육청 등에 "(학생들이) FTA 반대 단체의 선동 등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지 않도록 학생지도를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또 한 차례 파문이 일었다.

"감귤산업 보호 위해 제주도에서 협상 연다"고?

제주도 시민단체들과 정부당국 간의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제주도 산 감귤을 한미 FTA 개방 대상에 넣느냐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한미 FTA 저지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유가 '감귤 산업의 개방에 대한 우려'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귀포 경찰서가 제주도민 운동본부의 집회 신청을 불허한 23일 한미 FTA 협상 농업분과장을 맡고 있는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한미 FTA 4차 협상의 제주도 개최를) 감귤산업의 위기를 적극 알리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감귤을 협상대상 품목에서 제외시키라고 주장하는 평화적 시위는 정부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1일 열린우리당의 제주도 당위원장인 강창일 의원도 제주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제주도에서 협상이 열리는 것과 감귤산업의 개방 문제를 연계시켜 "정부가 제주도에서 4차 협상을 개최하는 것은 감귤이 개방제외 품목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한미 FTA 협상을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개최 자체를 놓고 비판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배종하 국장의 발언이 있었던 날 저녁 정부가 제주도민 운동본부의 집회를 불허한다고 공식적으로 통고한 것은 4차 협상 개최 및 감귤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와 여당에서 나온 발언들이 제주도민을 한미 FTA 4차 협상의 들러리로 세우기 위한 수작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정부와 여당이 감귤이 아닌 다른 산업과 축산물, 밭작물 등 다른 피해품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4차 협상을 제주도에서 개최하는 것이 마치 감귤산업 보호의 기회인 것처럼 호도하며 제주도민을 우롱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민 운동본부는 서귀포 경찰서가 집회를 불허한다고 통고한 것과 관련해 "이에 대한 이의신청, 행정소송, 인권위원회 진정 등 법률적 대응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한미 FTA 반대 집회를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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