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주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한국 측 협정문 초안의 내용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한미 FTA에 대한 지난 2개월 간의 여론수렴 결과를 밝혔다.
박병원 재정경제부 차관은 11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가진 정례브리핑에서 "내주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된 협정문의 개요를 국회 상위위원회별로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병원 차관은 "5월 19일을 전후해 미국과 협정문의 초안을 상호 교환하고 이후 (미국 측) 초안을 검토한 후 1차 본협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 1차 본협상은 다음달 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10일 외교통상부 '한미 FTA 기획단'은 '한미 FTA 관련 민간·업계 의견 제출 현황'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 3월 9일부터 약 2개월 간 한미 FTA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여론수렴의 방식이 이메일 및 서면접수에 그쳐 '정부가 여론수렴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외통부는 "이번 접수기간에 서면으로 접수된 의견은 129건이며, 이와 별도로 정부 부처가 개최하거나 참가한 간담회나 설명회에서 수집된 의견은 모두 63건"이라며 "이번에 접수된 의견을 17개 협상 분과별로 나눠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과의 협상시 적극 참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상품, 서비스, 기타 등 3개의 협상 분야와 그 아래 17개의 협상 분과를 정했다.
美 비관세장벽 관련 의견 많아…교육·의료·투자·환경 의견 거의 없어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많은 의견이 나왔던 협상 분야는 상품 분야, 그 중에서도 특히 제조업이었다. 한국제약협회, 한국신발산업협회, 섬유산업협회, 자동차공업협회 등 약 30여 곳의 이익단체들이 한미 FTA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의견 외에도 각 산업별 협상쟁점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이 중에는 반덤핑 제도, 상계관세(보복관세) 제도, 까다로운 통관절차 등 미국의 높은 비관세 장벽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았다.
주뉴욕 총영사관,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주LA 총영사관 등 미국 주재 총영사관들도 공통적으로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의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간소화할 것'을 요청했다.
기업들 중에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G전자 등 3곳이 의견을 접수했다. 삼성전자는 '원산지의 증명은 기관의 증명이 아니라 자율적인 증명을 원칙으로 협상을 진행해달라'고 요청해 많은 해외공장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에 있어 원산지 규정이 중요한 협상 쟁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하이닉스는 '관세양허 대상을 협상할 때 상계관세(보복관세)와 반덤핑관세를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LG필립스와 LG전자는 'LCD 및 PDP 모듈 분야에 대한 미국 측 관세를 철폐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건설·법률 등 전문직 서비스와 영화·예술·문화 서비스 등에서 비교적 많은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한미 FTA 협상의 뜨거운 쟁점들인 교육과 의료 분야에서는 의견이 거의 제출되지 않았다. 기타 분야에서는 지적재산권과 정부조달 분과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의견이 나왔으나 투자, 경쟁, 환경 분과에서의 의견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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