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에 총력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에 총력전

"인수 후 독립경영 보장" 파격 제안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나금융은 현재 자산규모에서 국민, 신한, 우리에 크게 뒤지는 상태여서, 외환은행이 국민은행에 인수될 경우 군소은행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인수하면 자산규모 세계 60위**

국민은행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197조 원의 기존 자산에 외환은행의 72조 원 자산을 합쳐 269조 원에 달한다. 총자산 기준으로 세계 6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주도해나갈 리딩뱅크를 육성한다는 정부의 정책에 걸맞는 금융그룹이 나오려면 외환은행은 국민은행이 가져가야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신한은행도 조흥은행을 인수해 국민은행에 못지않은 193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금융도 164조 원대인 반면 하나금융은 106조 원에 불과해 자산규모에서 상위 3개 은행에 비해 크게 뒤진다.

하지만 하나금융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면 안 된다"면서 '은행산업의 안정성과 균형적 경쟁구도 구축'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치면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39.1%에 이르러 집중도가 너무 심화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윤교중 하나금융 사장은 "미국의 경우 금융시장 점유율을 10%로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독과점에 대한 기준이 없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국민은행의 위기가 곧바로 금융계 전체의 위기가 되는 '시스템 리스크'가 커지게 될 뿐 아니라 시장지배력이 집중된 은행이 독자적으로 금리와 수수료를 결정하고 고객을 선택할 권리까지 갖게 돼 '독과점의 폐해'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이미 외환은행 노조로부터 "외국인 지분율이 76%가 넘는 '무늬만 토종은행'이어서 외환은행 인수 주체로 부적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같은 외은 노조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하나금융은 고심 끝에 최근 '독립경영 보장' 카드를 내놓았다.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외환은행을 하나은행과 합병하지 않고 지주사에 독립법인으로 편입시켜 독자경영을 보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그동안 국내 은행의 인수합병(M&A)에서 등식화된 '인수=합병'이라는 개념을 뒤집은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을 흡수해 소매금융 전문은행으로 키우고, 외환은행은 하나은행의 해외지점을 흡수해 기업금융 전문은행으로 키워야 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두 은행의 카드부문은 분사시켜 지주사 내 신용카드 전문회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외환은행을 인수해 통합은행으로 운영한다는 국민은행의 방침과 대조적이다. 외환은행의 행명과 조직이 그대로 유지되고 구조조정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하나금융의 전략에 대해 외환 노조도 즉각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외은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의 인수방식 자체는 전향적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행 여부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상황이 불리하기 때문에 내놓은 '꼼수' 내지는 '립서비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따라서 노조로서는 '독자생존론'을 고수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 가격부담 낮추기에 골몰**

하나금융의 또다른 약점은 자금동원 능력이다. 하나금융은 덩치가 작은 만큼 주로 외부의 자본을 동원해 인수자금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어서 가격을 최대한 낮추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인수전 참여의사를 확인하는 비밀유지협약(CA) 체결을 하지 않았던 하나금융이 뒤늦게 CA를 맺은 것도 가격협상에서 최대한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기를 기다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한 검찰의 탈세혐의 조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그리고 정치권의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중단 요구' 등으로 론스타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자 이같은 상황이 가격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가급적 인수전 참여를 늦추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국민은행이 CA 체결 등 외환은행 인수에 적극 나서자 하나금융도 일단 CA를 체결한 뒤 국민은행에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는 있지만 인수가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기존 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무리한 가격에 인수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 경영진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