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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강성근→권대기→김선종'이 논문 조작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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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강성근→권대기→김선종'이 논문 조작의 축?

〈분석〉 박기영 보좌관 '기여 없어'…황우석 '성과 독식' 욕심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의혹에 대한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는 논문 조작에 누가, 얼마 만큼 개입했는지를 시사하는 정황들을 보여주고 있어 주목된다.

***'황우석→강성근→권대기→김선종' 주도로 조작?**

10일 발표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사이언스〉 발표 논문의 경우 김선종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의 지시'에 따라 2, 3번 줄기세포 사진을 여러 장 찍어 4번에서 11번까지의 사진을 만든 뒤 이 사진 파일을 황 교수에게 전달했으며, 황 교수는 강성근 교수에게 사진 파일을 줘 자료를 만들게 하고 이를 다시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에게 전달하게끔 했다.

김선종 연구원은 논문에 실린 배아체의 사진 역시 실험을 하지 않고 '황우석 교수의 지시에 따라' 과거 미즈메디병원에 보관 중이던 수정란 줄기세포의 배아체 사진을 사용해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DNA 지문분석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다. 김선종 연구원은 '권대기 연구원으로부터 환자 체세포만을 둘로 나눈 시료를 전달 받아' 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서부분소 이양한 박사에게 분석 의뢰했던 것.

이런 모든 정황은 황우석 교수의 총괄 아래 강성근 교수가 모든 조작 과정을 관리했고 권대기 연구원은 서울대 수의대의 황교수 연구실에서, 김선종 연구원은 미즈메디 병원에서 각각 구체적인 조작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논문 조작이 '황우석→강성근→권대기→김선종'의 계층구조 아래 이뤄졌다는 얘기다.

이에 반해 2004년 논문의 경우에는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려 구체적인 조작 정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DNA 지문분석 조작의 경우 박종혁 연구원(미즈메디 병원)이 전달받은 줄기세포에서 DNA를 추출해 국과수 서부분소에서 DNA 지문분석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 작성은 강성근-섀튼…〈네이처〉는 2003년 5월 논문 '퇴짜'**

이런 조작과정을 거쳐 작성된 자료를 구체적으로 논문으로 꾸미는 데에는 강성근 교수와 섀튼 교수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 교수는 2005년 1월 15일 논문에 필요한 데이터를 섀튼 교수에게 전송했다. 섀튼 교수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21일 논문의 초고를 작성해 강 교수에게 보냈다. 강 교수는 한 차례 더 섀튼 교수에게 보완된 데이터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004년 논문의 경우에는 2003년 5월 당시 류영준 연구원(제2저자)이 초고를 작성한 뒤 강성근 교수가 이를 완성해 네이처에 제출했으나 심사조차 받지 못하고 '게재 불가' 연락을 받은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그 뒤 이 논문은 〈사이언스〉에 제출됐고 섀튼 교수는 논문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도움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박기영 보좌관, 도대체 '무슨' 역할을 했나?**

이날 발표된 최종보고서는 2004년, 2005년 논문의 공동저자들이 실제로 무슨 역할을 했는지도 소상히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2004년 논문의 경우에는 최근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고 버텼던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이 공동저자 15명 중 유일하게 '기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과학기술계의 '실세'였던 박 보좌관을 '정치적인 목적'에 따라 공동저자로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005년 논문의 경우는 총 25명이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문신용 서울대 교수, 박예수 한양대 교수, 오선경·김희선·박종혁 연구원 등 총 5인이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이' 이름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황우석, 강성근, 섀튼 교수 이외의 22명의 저자들은 논문 작성에서 발행에 이르기까지 작성 내용과 제출, 심사, 출판 등의 경위를 모르고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황우석 교수 논문 성과 독식…문제 생기자 연구원들에게 책임 전가**

한편 황우석 교수는 2004년, 2005년 논문 모두 제1저자인 동시에 공동 교신저자로 돼 있다.

일반적으로 논문의 제1저자가 교신저자의 지위까지 차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일이다. 논문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을 첫 저자로 놓고, 그 일을 감독하고 지휘하며 논문의 모든 내용을 책임지는 연구자를 마지막에 교신저자로 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우석 교수는 2004년, 2005년의 두 논문 모두에서 실제 논문 작성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더 나아가 나중에 자신의 논문 조작 행위가 드러나자 '바꿔치기' 운운하며 책임을 다른 연구원에게 전가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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