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츠버그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의 연구실에 파견돼 있는 김선종 연구원은 16일 황우석 교수팀이 만든 줄기세포 8개를 자신이 직접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자신이 〈사이언스〉 측에 제출하기 위해 사진작업을 할 당시에는 분명히 줄기세포가 2번과 3번 등 2개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김 연구원의 발언은 16일 낮 각각 기자회견을 가진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증언과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진실규명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줄기세포 8개는 분명히 있었지만 사진은 2개만으로 찍었다"**
김 연구원은 이날 피츠버그의 자택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서 "연구원들이 줄기세포의 수립 및 배양 과정을 쭉 지켜봤고, 그 이후 과학적 검사 결과 등을 감안할 때 그것이 맞춤형 줄기세포가 맞다는 데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처음에 6개를 만들었는데 그 중 4개가 오염돼 죽었다"면서 "그것을 살려보려고 안규리 교수팀이 약물처리를 하는 등 애를 썼는데 세포가 새까맣게 보일 정도로 손상돼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뒤에 6개를 만들었다"면서 "나중에 서울대에서 만들었다는 3개에 대해서는 나로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5년 논문은 지난 3월 15일 (사이언스에) 제출했고, 5월에야 승인이 났다"면서 "논문을 제출할 당시에는 줄기세포가 2, 3번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 2장을 찍어 황 교수에게 보냈는데 황 교수가 11개로 만들어 달라고 얘기했다"면서 "그래서 사진 11장을 만든 것"이라고 '사진조작' 사실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이는 황우석 교수가 16일 낮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의 오염 사고 이후) 미즈메디병원으로부터 2,3번 줄기세포를 돌려받고 6개의 줄기세포를 추가로 수립해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면서 논문 제출시 8개의 줄기세포가 존재했었다고 주장한 대목과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사진을 부풀려 찍은 일은 '책임 져야 마땅한 일'**
이어 김 연구원은 "황 교수가 지시를 했다 해도 그렇게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 연구팀이 만든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 5번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2000년 만든 수정란줄기세포 1번과 동일하다는 의혹에 대해 "그 내용은 진짜 모르겠다. 진위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면서 "황 교수께서 배양하고 있다는 줄기세포 5개가 10여 일 뒤면 나올 것이니 맞춤형 줄기세포의 진위가 가려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간의 공방에 대해 "노 이사장의 경우는 황 교수로부터 줄기세포가 없다는 말을 듣고 기자회견에서 '줄기세포가 없다'고 말한 것 같고, 황 교수는 줄기세포를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황 교수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고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또 '황 교수가 3차례 전화를 걸어와 (나에게) 국내로 들어와 줄기세포를 만들자고 제의했다"면서 "그 사이에 모종의 직책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수사에 응하라는 요청 있으면 응하겠다"**
그는 "황교수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그렇게 하시라'고 했다"면서 "수사에 응하라는 요청이 있으면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그는 KBS 현지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도 "줄기세포는 분명히 존재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도 "2005년 논문을 준비할 당시에 내 눈으로 8개의 줄기세포를 확인했으며, 3개는 서울대학교에서 만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내가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연히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서 셀라인을 만들었고 매일 아침 6명이 모여서 검증을 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배양하던 줄기세포 가운데 6개가 곰팡이에 감염돼 죽었으며, 이를 고민하던 황 박사가 나에게 2개의 세포 사진을 여러 장으로 불려서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8개 줄기세포는 모두 환자맞춤형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2, 3번 줄기세포로 11개 줄기세포의 사진을 만들었으며, 이는 조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연구원은 16일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중앙일보〉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8개 줄기세포 중에 2, 3번도 포함돼 있었으며 2, 3번 셀 라인의 사진으로 11개의 줄기세포 사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 6개가 만들어졌고 그중에 2, 3번을 제외한 4개가 죽었다. 오염 때문이었다"면서 "그래서 2개 셀 라인으로 사진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을 조작한 이유에 대해 김 연구원은 "논문은 시간 싸움"이라면서 "사진을 찍을 때는 2, 3번밖에 없었으며, 그 후 6개를 만들어 8개가 됐고, 나머지 3개는 서울대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것들에 대한 자세한
경위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 생각에 6개 셀 라인을 만든 경험이 있으니까 이후에도 충분히 셀을 만들 수 있다고 본 것 같다"면서 "그래서 2, 3번으로 사진만 먼저 작업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2개를 11개로 만든 것은 조작"이라면서 "없는 셀 라인을 미리 당겨 만든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나와 황 교수, 서울대 연구원 4명 등 6명이 매일 오전 6시에 만나 줄기세포 8개를 배양했으며, 당시에는 모두가 이 세포를 환자맞춤형 체세포 복제 줄기세포라고 확신했다"고 주장했다.
***"미즈메디 것과 바뀐 이유 아무도 몰라"**
다만 그는 "최근에 그 세포들이 미즈메디병원의 냉동 잉여수정란 줄기세포라고 하니,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이 수사하면 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 "김 연구원이 상사인 황 교수의 회유와 협박에 직면했다"는 노 이사장의 주장과 관련해 "황 교수가 최근 통화에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24일까지 올 수 있으면 셀 라인(줄기세포주)을 새로 만드는 것을 재연해보고, 그게 안 될 경우(못 들어올 경우)에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하지 않았냐는 확인 질문에 "그럴 이유가 없고, 하지도 않았다. 황 교수가 정황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황 교수가 나를 의심하자) 노 이사장이 화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미즈메디병원에 있던 2, 3번 라인 셀 50개를 서울대로 옮겼다는 사실도 시인했다. 그는 "황 교수가 가져오라고 해서 가져갔다"면서 "(단순히 옮기기만 했는데) 왜 둔갑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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