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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DNA 지문분석' 우회적으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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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사이언스〉, 'DNA 지문분석' 우회적으로 압박

'중복사진' 해명은 거짓말…줄기세포 연구자들, 우려 심화

지금까지 황우석 교수를 옹호하는 것처럼 보였던 〈사이언스〉가 지면을 통해 현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해 주목된다. 특히 〈사이언스〉는 '독립적인 기관에서 DNA 지문분석을 다시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시각을 소개하며 우회적으로 서울대와 황우석 교수를 압박했다.

***황우석 교수, BRIC에서 '중복사진' 지적된 뒤에야 〈사이언스〉에 통보**

〈사이언스〉 인터넷판은 14일 오전(한국시간) '한국 대학이 복제 관련 논문 조사에 착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한국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황 교수 줄기세포 진위 논란과 서울대가 결국 조사에 착수하게 된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 잡지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황 교수 논문에 대한) 모든 과학적 질문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익명의 소견들에서 비롯됐다"며 "황 교수 논문의 부속서에 실린 사진들이 중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지적한 것도 이 게시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이언스〉는 황우석 교수팀의 그 간의 해명을 믿기 어려운 정황을 상세히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잡지는 "이 게시판에 중복사진 의혹이 최초로 제기된 것은 한국 시각으로 12월 5일 새벽이며, 황우석 교수가 이 사실을 이메일로 〈사이언스〉 편집실에 알린 것은 한국 시각으로 12월 5일 오후 1시 29분"이라고 지적했다.

BRIC에 의혹이 제기되자 황우석 교수팀의 강성근 교수는 "수많은 사진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이며 예전에 〈사이언스〉에 정정 요청을 했다"고 해명했었다. 이런 강 교수의 해명은 〈연합뉴스〉 등 대부분의 언론에 '여과 없이' 보도됐으나 그 뒤에도 중복사진은 계속 발견됐다. 〈사이언스〉도 "황 교수가 인정한 것 말고도 중복된 사진이 더 있다는 제보가 잇따랐으며 이 게시물은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DNA 분석 결과, 피크의 모양과 배경 노이즈가 이상하리만치 흡사"**

〈사이언스〉는 BRIC에서 제기된 DNA 지문분석 의혹에 대해서도 관련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제기의 정당성에 무게를 실어줬다.

이 잡지는 "12월 7일에는 BRIC에 DNA 지문분석 결과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며 "피크의 높이와 형태는 외부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국의 라이세스터 대학의 DNA 지문분석 전문가 알렉 제르리 교수도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몇몇 DNA 분석 결과에서 피크의 모양과 배경 노이즈가 이상하리만치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료를 보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할 수 없다"고 자세한 논평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DNA 지문분석을 다시 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해"**

〈사이언스〉는 또 이번 사태를 보는 세계 줄기세포 연구자들의 강한 우려를 전했다. 이 잡지는 "전 세계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예상되는 부차적인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배아 줄기세포 인터내셔널'의 대표이자 1997년 돌리를 복제한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앨런 콜먼 박사는 "만약 논문의 결과가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너무 어렵고 비효율적인 연구'라고 생각하던 시대로 되돌아 갈 것"이라며 "부정적인 결과가 밝혀지면 줄기세포 연구 반대자들에게 빌미를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콜먼 박사는 지난 주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것처럼 다시 한번 DNA 지문분석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독립적인 기관이 DNA 지문분석을 다시 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이언스〉는 "이 기사를 준비하는 동안 만났던 많은 한국 과학자들은 국가적 상징인 황우석 교수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는 활동에 대한 역풍을 두려워해 하나 같이 익명으로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현재의 국내 분위기를 전했다.

국내의 한 과학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지금, 이 문제는 명백히 과학의 영역을 넘었다"고 개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기사 전문.

***한국 대학이 복제 관련 논문 조사에 착수하다**

한국의 황우석 교수팀이 2005년 6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획기적인 논문에 대한 의심이 점차 확대되면서 그 동안 재검증의 압력에 맞서던 그에 대해 서울대는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 12월 12일 황우석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서울대는 황 교수의 요청을 받아 재검증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결정은 12월 7일 30명의 서울대 교수들이 정운찬 총장에게 전달한 청원에 뒤따른 것이다.

이는 어떤 인터넷 사이트에서 익명의 필자가 논문의 부정행위(irregularities)에 대해 지적한 의문에서 시발된 것으로 한국 및 외국의 과학자들은 논문의 핵심인 DNA 검사를 독립적인 연구자에 의해 다시 실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이언스〉가 인쇄에 들어갔을 때, 논문의 공저자인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 대학 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논문에서 빼달라는 요청을 〈사이언스〉에 알려왔다.)

한편 전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자들은 예상되는 부차적인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아직 다른 연구실이 따라 하지 못하고 있는 황 교수팀의 환자 맞춤형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 기술은 전 세계의 줄기세포 연구를 자극하는 역할을 했다. 미래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배아 줄기세포로 파킨슨병이나 당뇨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유전자와 일치하는 세포를 만들어 문제의 세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된다.

황우석 교수팀이 입증한 사실은 이러한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난자를 갖고도 하나의 줄기세포를 얻어낼 수 있어 효율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점이다. 포유류로서는 최초로 복제된 돌리를 만들어낸 팀의 멤버로 현재 싱가포르의 '배아 줄기세포 인터내셔널'의 대표로 있는 앨런 콜먼은 "나는 석연치 않아 보이는 현재 상황에도 불구하고 (황 교수의 연구가) 실제로는 좋은 과학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논문의 결과가 지지받지 못하면 이 분야(배아 줄기세포 연구)가 "너무 어렵고 비효율적인 연구"라고 생각되던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콜먼은 부정적인 결과가 밝혀지면 줄기세포연구 반대자들에게 빌미를 주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 밝혀진 사실들은 주로 2005년 5월 19일 처음 인터넷에 공개된 논문의 부속서에 있는 DNA 지문분석 결과에 대한 것이다. DNA 지문분석 결과 자료들은 줄기세포들이 환자의 체세포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황우석 교수가 지난주 〈사이언스〉의 편집자에게 실수로 중복됐다고 말했던 부속서의 사진들 외에도 또 다른 사진들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모든 과학적 질문들은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http://bric.postech.ac.kr)의 게시판에 올라온, 논문에 대한 익명의 소견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의 직원은 이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고, 게시판의 논의를 따라갔던 한국의 중견 과학자는 신원을 밝히지 않는 조건에서라면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준비하는 동안 만났던 한국 과학자들은 국가적 상징인 황우석 교수에 대한 공격으로 인식되는 활동에 대한 역풍을 두려워해서 하나같이 익명으로 처리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한 과학자는 "지금, 이 문제는 명백히 과학의 영역을 넘어섰다"고 개탄했다.)

그 중견 과학자에 따르면, 자신을 생명과학자이라고 밝힌 어떤 사람이 12월 5일 한국 시간 새벽 일찍, 사진들이 중복되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게시판을 통해 최초로 지적했다. 황우석 교수가 중복된 사진에 대해 이메일로 〈사이언스〉 편집실로 알린 시간은 12월 4일 저녁 11시 29분(미국 동부시간, 한국시간 12월 5일 오후 1시 29분)으로 게시판에 사진들이 게시된 지 몇 시간이 지난 후였다.

12월 7일에는 DNA 지문분석에 대한 비판이 BRIC 사이트에 게시되었다. DNA 지문분석에서는 표에서 서로 다른 시료에서 추출한 DNA의 피크들이 수직선상으로 같은 위치에 있을 때에 두 개의 샘플은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여기에서 피크의 높이와 형태는 외부적인 요인들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완전히 동일할 수가 없다. 익명의 제보자는 몇몇 줄기세포의 DNA 지문분석 결과가 개별 환자에서 얻어진 결과와 완전히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서로 다른 2개의 DNA 지문분석 결과의 배경 노이즈가 매우 동일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영국의 레스터 대학의 유전자 지문감식 전문가인 알렉 제르리는 이메일을 통해 "몇몇 DNA검사 결과에서 피크의 모양과 배경 노이즈가 이상하리만치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 자료를 보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할 수 없다며 더 이상의 논평을 거절했다.

게시판에서의 익명의 제보자는 또한 황우석 교수가 인정한 것 외에 중복된 사진이 더 있다고 말했다. 이 게시물은 엄청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BRIC의 논의를 계속 따라 왔던 중견 과학자는 "만약 한국 과학자들이 문제의 논문을 검증하는 데에 먼저 나서지 않으면 '세계 과학계로부터 한국 과학계의 정직성은 의심받을 것이다'라는 합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를 요청하는 서명에 참여했던 30명의 서울대 교수 중 두 명은 〈사이언스〉에 자신들이 처음으로 논문의 문제점을 알게 된 것은 BRIC에서의 토론이었다고 말한다. 〈사이언스〉가 인터뷰한 한 과학자는 자신들이 황우석 교수를 불신하려는 것이 아니며, "황 교수는 이 분야에서 선구적인 연구자이며 연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는 단지 심각하게 검증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의) 재검증은 한국의 언론에서 찬성과 반대의 논란 속에 진행되고 있다. 12월 10일, 한국의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은 방송되지 않은 문화방송 〈PD수첩〉의 녹취록을 보도했다. MBC는 〈PD수첩〉 취재팀이 취재과정에서 정보원을 협박했다는 혐의에 대한 대중적인 저항 때문에 준비했던 내용을 방송할 수 없었다. MBC는 그 뒤 취재팀의 위법행위를 사과했다. 〈프레시안〉은 미공개 부분에서의 인터뷰에서 황우석 교수팀의 한 연구원이 황우석 교수가 자신에게 줄기세포의 사진을 조작할 것을 지시했다는 사실을 진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바로 이전에 (YTN을 통해) 인터뷰가 강제로 이뤄진 것이라고 증언했던 사람이다. 12월 11일 황우석 연구팀은 의혹을 거부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서울대는 12월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서울대는 내외부의 전문가들로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위원들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며 인터뷰에 응하지도 않을 것이다. 노정혜 처장은 서울대는 이미 섀튼 교수의 의뢰로 자체조사에 들어간 피츠버그 대학과 협력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사이언스〉가 접촉한 2명의 서울대 교수 중 1명은 조사에 들어가기로 한 것을 환영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덧붙였다. "우리는 조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볼 것입니다." 12월 9일, 〈사이언스〉의 편집장 도널드 케네디는 황우석 교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황우석 교수에게 재검증에 협력할 것을 장려했다.

콜먼은 기증자의 체세포와 일치하는 줄기세포가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얼마나 있는지를 입증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 검사를 새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독립적인 연구자가 유전자 검사를 다시 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신선한 DNA를 기증자로부터 다시 얻어야 할지도 모르는데 이를 위해서는 기증 동의서를 다시 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다. 한편 서울대는 아직 조사일정을 결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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