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의혹에 대한 조사위 설치"

'체세포-줄기세포 일치 여부' 재조사는 명시적 언급 안해

서울대는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결과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대는 12일 오전 11시 서울대 본부 4층 회의실에서 노정혜 연구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방침을 공개하면서 "필요하다면 조사위원회에서 줄기세포 진위논란의 재검증의 시기와 방법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줄기세포의 진위 논란, 즉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일치 여부에 대한 재검증을 실시할 것인지는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대는 "황 교수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구에 대해 제기된 논란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가동키로 했다"며 "앞으로도 연구의 진실성을 지키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사위원회는 교내 전문가를 중심으로 위촉하되 필요하면 외부전문가도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범위는 원칙적으로 위원회에서 결정하되 우선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보충자료의 데이터에 대해 제기된 사진중복이나 DNA 지문자료 등에 관한 진상 파악이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실험노트와 데이터 등 자료분석과 연구원들과 인터뷰 등이 실시되며 이 조사결과에 따라 다음 단계의 조사내용이 결정될 예정이다.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에 대한 검증도 위원회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파악될 것으로 서울대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진위 검증을 위한 DNA 지문분석은 현재로서는 논문의 데이터 오류에 대한 진상파악이 급선무이므로 추후 위원회에서 시기와 방법 등을 결정하게 된다.

조사일정도 단계적으로 결정하겠지만 논문의 보충자료 데이터의 오류에 대해서는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측은 조사위원회의 활동과 조사내용은 원칙적으로 '대외비'로 하되 여론의 관심을 감안해 연구처 혹은 대학 홍보부를 통해 중간 경과보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피츠버그 대학과의 협동조사 문제에 대해서는 "피츠버그 대학에서 요청이 오고 그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서울대 소장파 교수들이 제안한 과학진실성위원회(OSI)의 설치에 대해서는 "설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지만 아직 국내에는 생소한 기구이므로 외국 사례를 종합해 국내 실정에 맞게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대가 결정한 황우석 교수팀 줄기세포 진위 논란에 대한 조사는 그간 제기된 의혹들을 모두 아우르는 조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대가 황 교수팀의 연구과정이나 서류, 논문 데이터만을 조사하고 문제가 된 체세포와 줄기세포의 일치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DNA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면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는커녕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명공학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조사내용은 우선 최근 불거진 줄기세포 사진중복 의혹, DNA 지문분석 결과 의혹 등을 중심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조사위원회의 구성은 물론 조사내용도 모두 비공개로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언론은 이 사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자제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