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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엔화 약세, 원인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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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엔화 약세, 원인은 무엇인가?

〈FT〉 "외국인투자자의 환손실 회피 위한 엔화 매도 때문"

올해 초 100엔=1009.82원에서 출발한 원/엔 환율이 1월 말 1000원 선 아래로 내려선 데 이어 10월 말에는 900원 선마저 무너뜨렸고, 그 후 한달여 만에 850원대까지 밀렸다. 원/엔 환율은 2일에도 장중 한때 855.27까지 하락하다가 861.18로 마감돼 간신히 860 선을 지켰다.

***원/엔 환율 850원대로 급락**

원/엔 환율이 이처럼 급락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2일 "놀랄 정도로 약해지는 엔화"라는 분석기사에서 '엔화는 유로화, 파운드화, 원화 등에 대해 7년만의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달러화에 대해서도 30개월만의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는 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일본의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는데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매도세가 몰리고 있다"면서 "닛케이 지수와 엔화 가치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일본의 통화인 엔화가 왜 이처럼 다른 주요 통화들에 대해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것일까? 올해 초 엔/달러 환율이 100엔 아래로 밀렸을 때 두 자릿수 환율 시대가 올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점에 비추어 봐도 최근의 엔화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이런 엔화 약세 현상의 원인으로 우선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달러화의 강세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거듭되면서 미국과 일본 사이의 금리격차가 커지고, 이에 따라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증가해 달러 강세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은 엔/달러 환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폭으로 상승하는 데 그쳤음을 보면, 달러화 강세만으로는 엔화의 약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FT〉 "닛케이 지수 34.2% 상승했어도 엔/달러 환차손실 감안하면 16.6%"**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엔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현상에 대해 일본 증시에 지난 2년여 간 2천억여 달러를 추가로 쏟아부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위험 회피와 관련시켜 그 원인을 설명했다.

이 신문은 외환시장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엔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 투자한 자금에 대한 환위험 회피를 하느라고 더욱 더 많은 엔화를 매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일단 엔화 약세는 일본의 수출업자들에게 유리하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일본 증시에 자금이 흘러들어가 닛케이 지수를 상승시킨다.

그러나 엔화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환손실을 우려하게 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은 좀 다르다는 것이다. 신문은 "닛케이 지수는 올해 34.2%나 상승했지만 환손실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은 미국의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16.6%의 주가상승 이익밖에 얻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에서 도쿄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추가적인 엔화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엔화 매도는 엔화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꼽히는 '엔화 캐리 트레이딩' 자금과 함께 엔화의 약세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엔화 캐리 트레이딩'은 '제로'에 가까운 세계 최저수준의 일본의 금리와 갈수록 올라가고 있는 미국의 금리 간 차이를 이용해 엔화 자금을 차입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엔화 약세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 1분기를 전후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되면 달러화는 미국의 '쌍둥이 적자(경상적자+재정적자)' 문제가 다시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연구소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같은 경제의 펀더멘털 요인만으로 내년 환율을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재작년부터 외환시장에서 국제 투기자금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 만큼 이들의 운용전략에 따라 환율 움직임이 좌우될 것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또 한은은 과거와 달리 경상수지가 환율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보다 해외자금의 유출입 등으로 자본수지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증대되고 수출입 기업들의 파생상품 거래도 늘어남에 따라 수출의 증감만으로는 최근의 환율 움직임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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