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주민투표가 진행되고 있는 2일 일부 지역에서 원색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전단지가 무작위로 배포되는 등 난장판 양상이 전개돼 후유증이 클 전망이다.
***주민투표 당일, 지역감정 자극 전단지 무차별 배포**
주민투표 당일인 2일 새벽 경상북도 영덕에는 "군산, 경주의 방폐장 반대파가 막판에 '찬성'으로 돌변했다"며 "100% 찬성을 해야 한다"는 허위 내용이 실린 전단지가 영덕읍, 강구면, 달산면, 영해면 등이 무차별적으로 배포돼 반대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책사업영덕추진위원회 명의로 제작된 이 전단지는 "군산은 영덕을 '문디'라고, 경주는 영덕을 '촌놈'이라고 한다"며 "분노한 영덕이 뭉쳐 '돈 벼락'을 맞읍시다"와 같은 지역감정을 원색적으로 자극하는 문구로 주민들의 '찬성'을 종용하고 있다.
한편 주민투표 당일 이런 전단지가 유포됐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단지 유포 사실이 선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없고 문구들의 허위 사실들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대응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영덕 축산면에서는 투표소 입구에서 찬성 측 홍보요원들이 "원전센터! 영덕의 미래·희망입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리본을 달고 나란히 서 유치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수의 연고지 공무원들이 투표소 입구에서 주민들에게 찬성을 종용하고 있는 사실도 포착됐다.
***"반대 측 투표 거부" 허위 사실 유포…공무원 동원 찬성 운동**
이런 난장판 양상은 경주, 군산에서도 발견됐다.
경주에서는 본인 모르게 부재자 신고가 된 사람이 투표소에 와서 확인을 요청하자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또 연고지 공무원들이 승용차 등을 동원해 투표소까지 지역 주민을 실어 나르는 등 사실상 '찬성'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군산에서는 '핵폐기장결사반대민주청년연대'라는 명의로 "반대 측은 주민투표에 참석하지 말자"는 내용의 전단지가 신문에 삽입돼 배포돼 반대 측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반대 측 관계자는 "반대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서 찬성 측에서 괴단체까지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핵국민행동은 2일 주민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경주, 군산, 영덕, 포항 등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를 증거와 함께 수집해 주민투표의 불법성을 밝히는 근거로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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