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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주미 대사,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X파일 공개로 논란 일어...시민단체 "공인으로 활동 어려워"

홍석현 주미 대사는 대사직을 계속 수행할 수 있을까?

'검은 돈'을 매개로 정계-재계-검찰-언론이 은밀하고도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의 테이프 내용이 폭로되고 그 핵심 등장인물로 홍석현 대사가 거명되면서 과연 그가 북핵 문제로 중차대한 현 시점에 대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X파일' 공개로 홍 대사 거취 논란. 홍 대사 "전혀 기억 안나"**

21일 <KBS>와 <MBC>를 통해 문제의 '검은 테이프' 녹취록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대화 당사자들의 실명과 육성이 공개되지 않았고 <MBC>는 이들을 '중앙일간지 사주'와 '대기업 고위 인사'로 처리했다. <KBS>도 '국내 최고의 재벌그룹 임원'과 '한 신문사의 최고 간부'로 표현하며 직접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홍석현 주미 대사와 이학수 삼성그룹 구조본부장은 이날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냄으로써 대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스스로 '커밍 아웃'하고 나섰다. 이미 '널리' 알려진 '대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막지 못할 바에야 문제의 내용이라도 보도되지 못하도록 막자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양 방송사들도 이날 보도에서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한 뒤 홍석현 대사와 이학수 구조본부장의 가처분 신청 소식을 나란히 붙여 놓았고 홍 대사의 경우에는 이번 파문에 대한 입장을 내놓아 시청자들로 하여금 문제의 인물이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하게끔 해줬다.

국내 언론들에 따르면 홍 대사는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9년 전의 일이나 8년 전 어디서 밥 먹으면서 얘기한 게 기억나겠나?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용을 모르면서 가처분 신청을 낸 이유에 대해서는 "내용이 어떤 것이건 간에 사적인 자리에서 나눴던 대화가 공개되는 것을 즐겁게 받아들일 사람이 어디 있냐"고 말해 그런 대화가 있었다는 사실만은 간접 시인했다.

그는 또 "이학수 본부장과는 가끔 볼 수 있는 사이"라며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내가 대응할 게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MBC 이상호 기자가 확인 취재를 위해 인터뷰를 신청한 일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시민단체 "공인으로 활동 어려운 지경,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이처럼 문제 테이프의 '등장 인물'로 홍석현 주미 대사가 직접 거론되면서 그의 대사직 수행 여부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해지고 있다. 6자회담 개막일을 코앞에 두고 그가 국내의 '검은 돈' 커넥션 중심에 놓이면서 주미 대사직이란 중차대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홍 대사는 아울러 최근에는 "오는 9월경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라고 밝혀 이미 대사직 수행과 관련한 논란에 스스로 불을 지피기도 했다. 주미 대사직을 맡은 지 4개월여밖에 되지 않았고 북핵 문제와 6자회담 협의가 본격화되는 시기에 '개인적인 욕심'이 너무 앞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었다.

외교통상부는 이에 대해 일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97년도에 벌어진 일이고 외교부에 들어오기 전의 일이라 특별히 논평할 상황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엔 사무총장 출마에 이어 국내 정-경-관-언 커넥션의 중심에 홍 대사가 거론되면서 6자회담을 앞두고 미칠 파장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민단체측에서는 이미 "홍 대사 스스로 본인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주미 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실장은 "주미 대사 나갈 때나 유엔 사무총장 하겠다고 할 때도 문제가 많았다"며 "최근 모습을 볼 때 사실상 공인으로서 활동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윤 정책실장은 "본인도 문제 될 것 같아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 아니냐"면서 "스스로 물러나야 되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6자회담이 바로 이어지는 시점에 이 문제가 불거진 데 대해서도 "국내에서는 6자회담을 목전에 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의 교체 문제를) 고민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주미 대사 교체가 6자회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도 "가처분 신청을 했다 하더라도 대화자가 홍 대사인 것이 드러난 것 아니냐"면서 "주미 대사직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단순 정치자금 전달뿐만 아니라 대통령 만들기에 언론사 사주가 나섰다는 것은 국민 참정권을 훼손한 중대한 문제"라며 "국제사회에 한국 정치수준과 문화수준이 대단히 저급함을 드러낸 것이며 추후 조치가 없다면 노무현 정부의 도덕성에도 치명타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의 김기식 사무처장은 “홍 대사 임용 당시에도 조세범이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 가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었고 이번 일을 통해서도 그가 불법자금의 흐름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거취를 스스로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곧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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