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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관 인선 두고 ‘기싸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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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법관 인선 두고 ‘기싸움’ 가열

최초 여성 대법관 오코너 사임, 민주당 ‘의사진행방해’ 경고

미국 최초의 여성 연방대법관 샌드라 데이 오코너의 사임 발표 이후 미국이 후임 인선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친공화당 성향 인사의 임명을 통해 '사법 우위'를 지켜간다는 복안이지만 민주당은 중도성향이 아닐 경우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통해 인준을 막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민주 "의사진행방해 할 수도"-공화 "합리적 인사 지명 받아들이라" **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오코너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논쟁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강경 보수주의자가 지명될 경우 의사진행방해를 통한 인준 방해를 경고하자 공화당은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상원 법사위의 민주당 간사인 패트릭 리히 의원은 '강경 인사가 선택되면 의사진행방해를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지경에까지 이르지 않길 바란다"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한 점이 우리가 부시 대통령을 만나려 하는 이유"라며 "부시 대통령은 미국을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단합시키는 인물을 지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조셉 바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은 보다 직접적으로 부시 대통령에 경고했다. 바이든 상원의원은 "의사진행방해를 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부시 대통령이 누구를 보내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해 지명자에 따라서는 의사진행방해를 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부시 진영은 이번 기회가 연방 정부를 모두 장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보수적 인사를 지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화당은 이에 따라 민주당에 의사진행방해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민주당은 극한적인 상황에서만 의사진행방해를 사용하도록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면서 민주당에 의사진행방해권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의 의사진행방해가 논란이 되고 있는 배경은 현재 미국 상원에서 55대 45로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법안 반대를 막기 위한 마지노선인 60명에는 5석이나 부족해 민주당이 의사진행을 지연시켜 방해할 경우 상원 인준이 통과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공화 '사법 우위' 변화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 가열**

한편 오코너 대법관 후임 인선을 둘러싸고 양당 간에 전운이 감도는 이유는 물론 대법관이 미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지만 오코너 대법관의 성향과 그 뒤 대법관 인사들의 교체 전망 때문이다.

민주당측은 오코너 대법관의 역할이 보수 인사들이 5 대 4로 우세를 보이는 대법원에서 그나마 보수로만 흐르지 않도록 막았던 기반이었다고 보고 부시 대통령에 '동의할 수 있는' 보수적 인사를 선택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오코너 대법관은 1981년 51세 때 종신직인 연방대법관에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뒤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 재개표 소송에서는 부시 손을 들어줬으나 낙태나 소수인종 우대제도 등에서는 비교적 진보적인 목소리도 내 왔다.

민주-공화 양측은 또 11년만의 공석에 따른 이번 인선 이후 자당측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법관들이 물러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번 인사가 공화당의 사법부 우위가 확고히 이어지느냐 아니면 민주당이 그나마 견제할 바탕을 마련하느냐의 중요 고비로 보고 있다.

우선 민주당측 인사로 분류되는 최고령의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 등이 1~2년 안에 은퇴할 예정이어서 민주당은 이번 인선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성향이지만 부시 대통령 임기 내 후임자가 인선될 수밖에 없어 자칫 대법원에 보수화 물결이 넘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물론 대법원 구성이 현재 보수적 인사들로 과반수가 채워져 있지만 조만간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갑상선암으로 물러날 가능성이 커 대법원 우위를 확고히 하려면 오코너의 후임 인선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오코너 대법관 후임 인선은 부시 대통령이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귀국한 뒤 결정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발표했다. 현재 6~7명의 후보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부시의 오랜 친구인 알베르토 곤잘레스 법무장관의 지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보수주의 단체에서는 그가 너무 온건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상원 법사위 위원장인 공화당의 알렌 스펙터 의원도 "곤잘레스로 미리 판단해선 안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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