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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제동'에 정조위 "지금 부동산투기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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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제동'에 정조위 "지금 부동산투기 심각"

박 "민간아파트 원가공개 반대" vs 이혜훈 "시장원리 따질 때 아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5일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전혀 당론이 아니다"며 한나라당 정책조정위원회의 분양원가 전면공개 추진에 급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같은 제동에도 불구하고 이혜훈 제4 정조위원장은 "지금은 시장원리를 따질만큼 상황이 간단치 않다"며 전면공개 검토 입장을 열어놔, 분양원가 공개를 둘러싼 치열한 당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은 민간까지 규제하지 않는다"**

박 대표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 당론은 공영주택의 경우만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번엔 공공과 민간 부문의 분양가 원가 공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는 것을 공론화해보기로 했다'는 지난 13일 이혜훈 제4 정조위원장의 브리핑 내용과 관련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대표는 당시 발언은 "정조위 차원에서 밝힌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은) 민간까지 규제하고 그렇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어 "지난 총선 당시 공공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겠다는 얘기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민간까지 규제하는 것은 아니었다"면서 "공공 아파트를 공개하면 자연스럽게 민간 아파트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차원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가 이처럼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한나라당 정책위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분양원가 전면공개의 당론화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혜훈 위원장 "시장원리 따질만큼 지금 상황은 간단치 않다"**

이같은 박근혜 대표의 민간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반대 입장 표명에 대해, 경제학박사 출신의 이혜훈 제4 정조위원장(서울 서초갑)은 분양원가 전면공개가 정조위의 입장임을 재차 밝히며 전면공개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 위원장은 16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아파트까지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것은 "정책위의 의견"이라고 밝힌 뒤, 이같은 정책위 입장에 대한 박근혜 대표의 반대와 관련, "(한나라당내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고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해 당론화 과정에 진통이 따르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본인의 입장 표명을 극도로 자제하면서도 "찬성하는 사람들은 '분양원가를 (전면) 공개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공공부분에서 건설하는 아파트에 대한 분양원가를 공개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체적으로 보면 공급물량상 민간부문이 건설하는 쪽이 훨씬 더 많아 분양가를 내리는 데 별 효과가 없다. 민간부분마저도 내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냐'는 입장"이라고 우회적으로 정책위의 전면공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또 '분양가 내리랄까봐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없다'는 한덕수 경제부총리의 15일 시장주의 발언에 대해서도 "규제 치고 다 시장원리에 맞는 규제가 어디 있냐"고 반문한 뒤, "시장의 수요공급에 다 맞추려고 하면 모든 규제를 하기 어렵다. 국민주택 규모를 예를 들면 '25%까지는 지어라' 라는 것이 최근에 도입한 (정부) 규제인데, 그런 것도 보면 시장의 수요공급하고는 사실 거리가 먼 규제의 하나"라고 한 부총리 주장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원리에 맞다 안 맞다를 가지고 할 수 있다, 안 할 수 있다를 따질 만큼의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회적으로 "한나라당은 민간까지 규제하지 않는다"는 박근혜 대표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가능하다.

***"부동산값 폭등 파장 대단히 심각해"**

이 위원장은 이어 분양원가 전면공개가 '인기 위주의 생각'이 아니냐는 사회자 질문에 대해서도 "그걸 인기 위주라고 말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지금 이 부동산값의 폭등이라고 하는 것은 서민들이 거의 생계를 위협받을 정도로, 그리고 월급생활자들이 평생을 모아와서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데 그 꿈을 산산이 부셔버릴 만큼 굉장히 파장이 심각하다"며, 한나라당 정책위가 분양원가 전면공개를 추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최근의 사례들을 보면 분양원가에 비해서 지나치게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따라서 원가를 공개하게 되면 원가에 비해서 기형적인 폭리를 취하는 것이 좀 어려워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약간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것들이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논리"라며, 재차 분양원가 공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위원장은 분양원가를 공개할 경우 민간 건설업자들이 건설을 기피할 것이라는 정부-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최근에 지금 문제가 되는 것들을 보면 불투명한 인허가시스템, 이런 것들이 상당히 뇌물구조랑도 많이 연관이 돼 있고, 이런 것들은 음성적인 비용이기 때문에 사실 공개할 수 있는 분양원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요컨대 '음성적 뇌물구조'가 원가공개 반대의 본질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그는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우리가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 라고 기존에 정해놨던 것마저도 다시 한번 원점에서 심각하게 재검토를 한번 해보자, 과연 국민들에게 뭐가 도움이 되는지...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논의를 시작해보겠다는 것"이라며 "일단 모든 대안을 한번 도마 위에 올려놓고 다시 한번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향후 추진일정과 관련, 오는 17일 부동산문제에 대한 국민대토론회를 가진 뒤 당내 의원들과 민간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만들어 최종 당론을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혜훈 위원장,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전문가**

이혜훈 위원장(41)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UCLA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연구위원을 거쳐 영국 레스터 대학 교수를 지낸 한나라당의 대표적 경제전문가로, 정책위가 김양수 의원 및 경실련의 '분양원가 전면공개, 분양권 전매 금지, 공공택지의 공영개발, 판교 신도시 재검토' 등 4대 부동산개혁 요구를 전폭 수용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은 부동산값 폭등의 최대 수혜지역인 강남 서초구의 초선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작금의 부동산투기 광풍은 궁극적으로 한국경제 전체를 침몰시킬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박근혜 대표 등의 반대를 극복하고 분양원가 전면 공개 등을 당론으로 관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17일 오후 2시 여의도 증권거래소 대강당에서 경실련 등이 참가한 가운데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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