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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분단 60주년, 전환적 국면 여는 해 만들자"

6.15 통일대축전 평양서 개막, 북측 "김대중 선생 건강하시냐"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남북해외 공동행사인 6.15통일대축전 개막식이 14일 밤 평양에서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졌다. 이번 행사에는 처음으로 남북 당국 대표단이 참가했으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남측 당국 대표단은 이날 저녁 박봉주 북한 내각 총리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이 가운데 당당국 대표단 숙소가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이 묵은 백화원 초대소로 변경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6.15 공동행사 평양서 성대하게 개막**

14일 평양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7백여 남과 북 해외 민간대표단과 남측 당국 대표단 40명, 북측 당국 대표단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6.15 통일대축전 개막식이 이날 오후 9시부터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굳은 날씨였지만 개막식에는 10만여 대회 인파가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행사는 북한 취주악단과 한반도기가 나란히 행사장에 입장하면서 시작됐으며 한반도 단일기 게양, 개막선언, 남-해외-북 순서로 연설이 이어졌다.

백낙청 6.15공동선언 남측준비위 상임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통일대축전은 6.15 공동선언 정신을 따라 지난 5년간 자주적 교류의 소중한 성과를 하나로 집약하고 향후 시련을 극복할 힘과 지혜를 나누는 민족의 대축제"라며 "이 땅에서 전쟁위협과 군사적 대결을 걷어내고 항구적 평화의 기틀을 마련, 분단 60년이 되는 올해를 평화와 통일의 전환적 국면을 여는 해로 만들자"고 말했다.

북측 명예위원장은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어진 연설에서 "우리 민족의 긍지가 날로 높아가는 뜻깊은 시기에 6.15 공동선언 5주년 행사를 평양에서 성대히 개최하는 것은 민족사의 특기할 대경사"라며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새천년 역사의 활로를 훌륭히 찾아내자"면서 '우리민족끼리' 이념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은 연단에 정동영 장관과 여야 국회의원, 남북해외 민간대표단 40여명이 일렬로 나란히 앉았으며 운동장에는 단일기가 울타리를 친 가운데 분홍, 노랑, 초록 등 다양한 색깔의 한복차림의 북측 여성 참가자들이 '하나'라는 글자를 만들어 냈다.

***빗줄기 속에서도 민족대행진 행사 개최 **

개막식에 앞서 남북해외 민간 대표단은 만경대학생 소년궁전을 참관하고 공연관람을 한 뒤 대표증 수여식을 가졌으며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민족대행진 행사'를 개최했다.

민족대행진 행사는 천리마 동상에서 김일성 경기장에 이르는 2km 의 개선문 거리를 걸어가는 것으로 5만여 평양시민들이 "민족자주", "반전 평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30여분 동안 진행된 민족대행진에서 남북해외 민간대표단은 '우리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6.15남북공동선언을 실현하자'는 플랜카드를 내걸고 취주악단과 한반도기를 앞세워 행진했다.

***김기남 北단장, "김대중 선생 건강하시냐"**

이에 앞서 남측 당국 대표단은 평양 상공의 뇌우로 당초 예정보다 2시간 정도 늦은 오후 6시 10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 참사를 비롯해 이종혁 조선아시아태령양평화위 부위원장, 남북 경추위 회담 북측 단장인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 부위원장,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 박정성 남북 철도도로 연결실무협의회 북측 단장 등이 영접했다.

당국 대표단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해서는 북측 정부 대표단 단장인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림동옥 노동당 통일선전부 제1부부장이 마중을 나왔다.

정 장관과 인사를 나눈 김기남 비서는 이 자리에서 "김대중 선생님은 건강하시냐"며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안부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에 정 장관은 "모두 건강하시고 오기 전 (평양을 간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좋아하시더라. 지난 주에는 직접 찾아뵙기도 했다"고 말했다.

폐암 등 와병설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모습인 림동옥 제1부부장은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안면이 있던 임동원 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 김보현 전 국무총리 특보, 서훈 통일부 실장 등에게는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당국 대표단은 6.15 통일대축전 개막식에 참석해서는 양형섭 북한 최고 인민회의 부위원장과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 천도교 지도자 류미영씨 등 대표단이 아닌 북측 최고위급 인사들의 환대를 받았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양형섭 부위원장에게 "예전부터 존함을 듣고 한번 뵜으면 했다"면서 '피곤하냐'는 양 부위원장의 말에 "고향에 온 것처럼 마음도 좋고 비온 뒤 끝이라 싱싱하고 좋다"고 화답했다.

***당국 대표단, 박봉주 내각 총리 주최 환영만찬 참석**

당국 대표단은 이어 오후 10시 10분부터는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박봉주 내각 총리가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박 내각 총리는 환영만찬 연설을 통해 "민족분열사상 처음으로 평양에서 북남해외 각계층 대표들과 함께 북과 남의 당국대표들이 자리를 같이하고 거족적인 통일행사를 치루게 된 것은 6.15 공동선언이 가져온 또 하나의 특기할 사변"이라며 "쌍방 당국은 온 겨레의 통일 염원을 실현해 나가는 데서 자기의 의무와 책임을 반드시 훌륭히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만찬 답사를 통해 "남북간의 왕래는 여전히 '특별한 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로 여겨지는 그 날이 하루빨리 다가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 아직도 남아있는 이념과 군사 대결, 불신과 단절의 냉전 구조를 하루속히 청산해야 하며 가장 늦게까지 냉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역사앞에 부끄러운 일"이라며 "남북이 상대방을 위협하는 일을 완전히 종식시키고 상대방을 신뢰하고 존중하자"고 덧붙였다.

***당국 대표단 숙소 백화원 초대소로 변경, 의미 주목 **

한편 남측 당국 대표단의 숙소가 당초 주암(대표단 및 자문단), 흥부(지원단) 초대소에서 백화원 영빈관으로 변경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동 여부가 주목된다.

백화원 초대소는 외국의 주요 국빈급 사절 방문 시 이용되는 영빈관으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묵었던 곳이기도 하다. 또한 2002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2001년 강택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 2000년 메들린 울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1994년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1989년 조자양 중국 당 총서기 등이 숙소로 머물던 곳으로 국빈급 주요 인사들이 주로 이용했다.

게다가 1998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2002년 임동원 대통령 특사나 박근혜 의원이 방북했을 때도 묵었으며 그때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곳을 찾아 이들을 만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측이 이번 행사 기간 동안 남측 당국 대표단을 만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김정일 위원장과 정 장관 등 대표단간 만남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남측 대표단은 15일 오전에는 민족 통일 대회에 참석해 민간 대표단의 연설을 들은 뒤 사진 전시회에 참가하고 옥류관에서 북측 단장 주최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이어 오후에는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 당국 공동행사에 참가한 뒤 지하철 만수대 창작사와 북측 가극 춘향전을 관람하고 저녁에는 북측 주최 기념 연회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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