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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라이스 방북 초청", 공은 미국에게로...

美야당-언론 "라이스 방북하라", 국무부 "알지 못한다" 침묵

북한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방북해 북-미 대화로 핵-미사일 문제를 일괄타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단계에선 미국의 미온적 반응 등을 볼 때 실현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나, 과거 클린턴 정권때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한 전례가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니케이> “北, 라이스 장관 방북 요청”**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복수의 북-미 관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라이스 미 국무장관에게 북한 방문을 요청해 고위급 차원에서의 북-미 대화로 핵-미사일 문제의 일괄타결을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13일 라이스 장관과 전화회담을 가졌을 당시 이러한 북측의 의향을 전달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라이스 장관과 리자오싱 외교부장은 이날 북한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협조의 일환으로 전화통화를 갖고 북핵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북한의 회담 복귀와 진지하게 이 문제를 다루게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었다.

이들 소식통에 따르면, 6자회담 복귀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온 북한은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미 대화가 불가결하다는 종전의 입장을 견지했다. 중국도 북-미 대화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북한의 요청에 응하는 형태로 북-미 양국의 중개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이와 관련, “북-미 양국이 연대해 라이스 방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강석주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달 중국을 방문, “6자회담 대신 북-미 양국간 협상을 실현시킨다”는 의사를 거듭 밝힌 데 대해 찬동하며, 미국에 북-미 고위급 회담 재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시 북핵 극적 돌파구 마련 기대"**

신문은 북한의 라이스 초청과 관련 “라이스 장관이 방북할 경우 북한이 요구하는 양국 국교정상화와 불가침 조약 체결,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돼 북핵문제가 해결 쪽으로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문은 그러나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사전에 많은 양보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방북을 요구한 것은 강경자세를 보이면서도 수면 아래서는 문제의 평화적 해결로 이어지는 양국간 대화 재개를 탐색하고 있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북한이 회담을 제의한 배경에는) 미국에 의한 ‘체제보장’을 서둘러 얻어내야 한다는 김정일 정권의 강한 초조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美야당 "라이스 방북하라", NYT-뉴스위크 등 "새로운 접근법 필요"**

이같은 '라이스 방북 초청설'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알지 못한다"는 미온적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간) 북한이 최근 북핵 해결을 위한 미국-북한간 양자 협상을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중국을 통해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며, 그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힐 뿐, 보도 내용 자체를 즉각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같은 국무부 반응은 미국도 라이스 초청을 무조건 일축하기란 부담스러운 대목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내에도 라이스 장관이 직접 대북접촉을 통해 북핵위기를 풀어야 한다는 여론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8일 다이앤 페인스타인 민주당 상원 의원(캘리포니아)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스 장관에게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을 공개 제안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도 16일 사설을 통해 부시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 방안을 외면하고 있다며 "이제는 다른 접근법을 시도할 때"라고 부시 정부에게 북-미대화를 압박했다. 이 신문은 "북한을 정밀 폭격한다는 암시가 나오고 있으나 사실상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군사적 방안은 거의 없으며, 특히 북한은 휴전선 너머 서울을 대포로 황폐화시킬 수 있다"며 "핵을 포기하도록 유인책을 제공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강력한 국제사회의 위협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뉴스위크>도 15일자 최신호에서 "북핵사태의 문제는 미국정책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정책이 아예 없다는 데 있다"고 부시의 대북정책을 맹성토했다.

***공은 이제 라이스에게로**

이같은 미국내 여론과, 최근 미국의 북-미 대화 기피를 공개리에 성토한 중국 외교부 반응 등 국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부시정부는 북한의 제안을 심도깊게 고민할 수밖에 없는 입장으로 분석된다.

라이스의 방북 여부는 그동안 라이스가 주장해온 '대화-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타결'의 진실성을 묻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며, 라이스의 수락여부에 따라 북핵문제에 대한 중국 등의 태도를 결정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 국무장관은 북한을 방문한 전례가 있다. 클린턴 정권시절이던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은 미 고위급 인사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과 미사일 문제 등을 직접 협의했었다. 울브라이트 전 장관은 조명록 국방위원장 제1부위원장의 방미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두차례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최근 북한은 중국의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경고와 압박'으로 북핵실험 움직임 등을 일단 중단한 채, '라이스 초청'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중국측에 제시해 중국측의 적극적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은 이제 미국에게로 넘어갔다는 게 외교가의 지배적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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