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재 수입 급감으로 3월 美무역적자 예상외 급감

FT, "항공기 수출 급증탓. 4월에 다시 적자 늘 것"

미국의 3월 무역적자가 사상최고치였던 2월 6백6억달러(수정치)를 능가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소비재 수입이 급감하면서 9.2%나 급감한 5백50억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3월 무역적자 폭 축소는 항공기 수출에 따른 일회성 성격이 짙으나, 미국의 소비재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우리나라의 수출여건이 악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3월 무역적자 9.2% 급감**

1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월 전체 수입은 전월에 비해 2.5% 가 줄어든 1천5백72억달러로 2001년 12월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반면 3월 총수출은 자본재와 소비재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월보다 1.5% 늘어난 1천2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무역적자는 5백50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자본재 수출이 급증한 반면 소비재와 자동차 수입은 크게 줄어,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무역 적자폭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3.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던 미국의 1.4분기 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분석 기사에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3월 무역적자 감소는 항공기 수출이 26.9%나 급증한 1회성 거래로 인한 것이지 무역적자의 감소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3~4월 사이에 국제유가가 급상승함에 따라 4월 무역적자는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T는 "무역적자 증가세가 둔화될 될지는 모르지만 무역적자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는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FT는 " 중국와의 무역적자가 두 달 연속 감소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위안화 절상 압박을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행정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대중국 무역적자는 감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 절상을 여부를 두고 초미의 관심사인 3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백29억달러로 지난 2월의 1백39억달러보다 10억달러 감소했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4.4% 감소한 1백62억 달러로 그친 것이 총수입이 2.5% 감소하는데 기여했다"면서도 "유럽과 일본의 경제가 취약해 미국의 수출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올해 1.4 분기 무역 적자는 3월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연간으로 볼 때 지난해 6천1백70억 달러 보다 12.8%나 증가한 6천9백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무역적자 감소.국제유가 하락에 뉴욕주가 반등.달러 강세**

이날 뉴욕증시는 무역적자 감소와 국제유가 하락 소식에 모처럼 소폭 반등했다. 다우존스지수는 19.14포인트(0.19%) 오른 1만3백.25로 마감했다.나스닥지수는 8.78포인트(0.45%) 상승한 1천9백71.55, S&P500지수 역시 4.89포인트(0.42%) 오른 1천1백71.11로 장을 마쳤다.

국제유가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해 5년만의 최고수준을 나타내자 급락했다.이날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주 원유재고가 2백70만배럴 늘어난 3억2천9백7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배럴당 3.1%, 1.62달러 하락한 50.45달러에 마감했다.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6월물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36달러(2.6%) 떨어진 50.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도 무역적자 감소 소식에 강세를 보였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5% 하락한 1.2808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