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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길주 터널, 파키스탄 핵실험때와 유사”

NYT 또 '핵실험설' 보도, "관측소도 건설. 北의도 놓고 美정부 혼란"

우리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북한 함경북도 길주에서의 핵실험 준비설을 재차 거론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이 이 지역에서 터널 굴착을 포함해 관측소를 건설하는 모습 등이 정찰인공위성에 포착돼 미국 정부가 면밀히 감시활동을 펼치고 있고 한-일 등 관련국들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북한의 의도에 대해서는 실제 핵실험을 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협상용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NYT, "北 길주 터널, 파키스탄 핵실험 당시 터널과 유사"**

NYT는 6일(현지시간) 북한 함북 길주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 설명을 들은 미국과 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들은 고위층들을 위한 관측소 건설을 포함해 핵무기 실험을 위한 빠르고 광범위한 준비로 보이는 북한 지역의 인공위성 사진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인공위성 영상과 이를 해석한 정보 보고서를 검토한 3명의 미 정부 관리들로부터 북한 활동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면서 "미 정부는 이러한 관련된 정보들을 동맹국인 한-일 양국에 광범위하게 브리핑해 왔으며 핵실험의 정치적 의미에 준비해야 한다고 경고해 왔다"고 전했다.

이들 관리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북한 동북 지역인 함북 길주 부근에서 핵 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활동을 간헐적으로 목격해 왔으나 최근 몇 주 들어 이러한 활동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활동 준비 활동으로 의심되는 대목은 터널 굴착 공사 등으로, 미국 관리들은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터널이 의심을 사고 있는 이유는 길주 터널이 파키스탄이 1998년 핵실험을 하는 데 사용했던 터널과 유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위 관리는 이와 관련 "이번 정찰위성 사진은 실질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려왔던 미국내 정보기관들 사이에서도 폭넓은 의견 일치가 있다"고 전했다.

***"관측소도 건설, 北 98년 미사일 발사 때도 건설"**

NYT는 또 "백악관은 이번 경우에 특히 북한 기준에서 보면 사치스러운 관측소가 건설되고 있다는 데 대해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측소는 실험 장소로 의심되는 곳에서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건설되고 있으며, 이에 대해 한 미 관리는 "관측소 등의 모습이 1998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던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1998년) 당시 관측소를 건설했었으며 그것은 당시에는 인지가 되지 못했었다"면서 "우리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몰랐으나 북한을 방문한 외국 인사들은 이곳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게 했다"고 말했다.

핵무기 전문가들은 또 "인공위성 사진은 해석하기가 어렵지만 핵실험을 위한 터널과 일반 광산 터널은 구별하기가 쉽다"면서 길주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핵실험 터널이나 광산 터널 모두 상당한 양의 바위가 터널에서 나오지만 핵실험 장소에서만 핵무기가 깊숙이 장착된 다음에 그 입구는 방사능과 강력한 폭발이 외부로 터져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바위와 다른 것들로 채워지며 길주에서는 터널에서 나온 바위 등이 다시 터널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 관리는 이에 대해 "터널로 콘크리트와 그라우트 등이 들어가고 있으며, 이는 일반 광산에서는 목격되지 않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한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도 "우리가 관측한 것은 모두 핵실험에 필요한 것"이라며 "북한의 이런 수준의 행동을 전에는 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美정부내서도 北의도 평가 엇갈려, '협상용' 의심**

하지만 미국 부시 정부는 길주에 터널을 뚫고 있는 북한의 '진짜' 의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부시 정부 관리들은 "인공위성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의도를 알아맞힐 수는 없으며 정찰위성에 (일부러) 보여주려고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은 자신들의 핵 활동을 멈추는 대신 경제 외교적 보상을 위한 향상된 패키지를 제공하라고 부시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미 고위 관리도 "북한은 '불합리'를 협상 도구로 사용하는 방법을 배웠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하고 있는 것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정보부서 관리와 그러한 증거를 접한 다른 전문가들도 "이같은 활동이 6자회담에서 북한의 협상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김정일 위원장에 의한 정교한 책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위기를 증대시키는 기술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고위 관리도 "우리는 그와 게임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공개적인 경고를 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리들도 미 정보당국이 북측 핵실험 규모와 성공 여부를 점검하는 데 사용되는 전자 장비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측의 이런 태도가 미측과 협상을 벌이기 위한 의도인지 불확실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북핵문제에 정통한 유럽 국가의 한 고위 관리는 "북한은 지금 파키스탄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1998년 핵실험으로 경제제재를 받고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으나 이러한 제재는 9.11 사건 이후 파키스탄의 도움이 필요해진 미국에 의해 모두 해제됐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 길주 핵실험 가능성 부인**

이같은 보도는 최근 북한 핵실험설이 고조되면서 함북 길주가 주목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한국 정부는 그동안 길주 지역에서의 터널 공사를 공식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핵실험과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광웅 국방장관은 지난 3일 "아직까지는 핵실험과 관련된 특이한 징후가 발견된 것이 없다"고 밝혔고, 신현돈 국방부 대변인도 "우리 정부는 지난 90년대 말부터 길주 지역에서 갱도를 굴착하는 움직임을 포착해 지속적으로 추적 확인했지만 핵실험과 관련된 특이 징후는 발견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핵실험 징후가 보인다는 내용의 정보를 미국측으로부터 통보 받은 적도 없다"면서 "길주지역에서 갱도를 파는 작업과 관련된 징후는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지만 갱도를 조성하는 목적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미정부가 <뉴욕타임스>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 임박설을 계속 흘리며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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