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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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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즈펠드,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비 달라"

美의회 "1방에 23만명 사망" "펜타곤, 수시로 핵무기 쓰려 할 것"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7일(현지시간) 의회에 북한 등을 겨냥한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구자금 지원을 거부했던 의회는 올해도 '벙커버스터 핵무기'에 대해 비판적 자세를 견지해 귀추가 주목된다.

***美럼즈펠드,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만 할 테니 돈 달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상원 세출 소위원회에 나와 “벙커버스터 핵무기를 연구하는 것은 정말로 의미있는 것”이라며, 신형 핵무기인 ‘강력 지중(地中) 관통형핵’ 벙커버스터 연구예산 배정을 강력히 요구했다.

부시 정부는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를 위해 8백50만달러를 국방부 및 에너지부 예산으로 2006년도 회계연도에 계상해 놓은 상태이며, 이밖에 2007년도 예산으로도 이 연구를 마무리 짓기 위한 1천4백만달러의 추가 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럼즈펠드 장관은 “현재의 국방부 무기로는 지하 깊숙이 숨겨진 목표물을 파괴하기란 불가능하다”면서 “70여개국은 이같은 지하 시설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 국가는 단 하루에 암석 덩어리로 이뤄진 지하에서 농구장 크기의 공간을 팔 수 있는 장비들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진 유일한 것은 거대하고 방사능 오염률이 높은 핵무기뿐”이라며 “국방부는 현재로서는 실제 새로운 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연구만을 원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북한 등 잠재적인 적들은 생화학무기를 비롯한 핵무기 등 주요 군사 무기와 군 통제시설, 사령부를 공중 폭격에서 보호하기 위해 지하 깊숙이 만들어 놓은 강고한 벙커에 숨기고 있다"며 "이를 파괴하기 위해선 벙커버스터 핵무기가 필수불가결한 무기"라고 주장해 왔다.

***의회, “벙커버스터 핵무기 한 방에 23만명 사망”**

그러나 럼즈펠드 주장에 대해 민주당의 다이안 파인스타인 상원의원 등은 신랄히 비판했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이날 “물리법칙에 따르면 미사일은 핵폭발 후 방사능 낙진이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정도로 충분히 깊숙이 땅 속을 관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은 사무엘 보드만 에너지부 장관도 이전 청문회에서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커다란 방사능 낙진 피해가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럼즈펠드 장관이 이 계획을 추진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다인스타인 의원을 비롯한 의회내 벙커버스터 핵무기 반대론자들은 '벙커버스터 핵무기'가 기존 핵무기 못지않은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미 의회 조사국은 벙커버스터 핵무기의 위험성과 관련, "다량의 죽음의 재를 뿌려 민간인에게 치명적인 재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벙커버스터나 기존 핵무기나 피해 규모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연구를 통해 증명했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5 킬로톤의 핵 벙커버스터 한 방이면 방사성 낙하물의 피해가 커 23만명이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진보정책연구소(CAP)의 지난해 12월 보고서도 “벙커버스터 옹호론자들은 이 무기의 폐해는 전통적인 핵무기보다 덜하다고 하지만 방사능과 낙진 등 벙커버스터 피해는 훨씬 심각하다”며 “전문가들은 생화학무기를 파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오히려 그 해로운 물질을 퍼뜨리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팬타곤 세력, 수시로 벙커버스터 핵무기 사용하려들 것"**

다인스타인 의원을 비롯한 의회내 벙커버스터 핵무기 반대론자들은 이처럼 핵무기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동시에, “벙커버스터 핵무기를 만들지는 않더라도 생산 가능성이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적대국들에게 핵무기 개발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벙커버스터 핵무기 개발이 도리어 북한 등의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벙커버스터 등의 소형 핵무기가 개발된다면 핵무기 사용의 문턱이 낮춰질 것”이라는 대목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호전적인 팬타콘(국방부) 세력이 주저없이 수시로 지구 곳곳에서 이들 신형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의회는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부시 정부가 2005년도 예산으로 요구했던 벙커버스터 핵무기 연구비 2천7백만달러를 부결시킨 바 있어, 과연 이번에는 어떤 결론이 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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