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량10부제-비축유 방출' 등 유가폭등에 초비상

국제유가, 두바이유 배럴당 48달러 육박 등 연일 폭등세

국제유가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오일쇼크' 위기가 증폭되자 정부에 초비상이 걸렸다.

***정부, 비축유 방출 등 국제유가상승대응방안 마련**

정부는 18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중동정세 악화 등으로 석유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비축유 방출, 승용차 10부제 등 강제적 석유소비억제 조치 등 특별 대응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응방안의 강력한 실천을 위해 4월 중 총리실 주관으로 18개 부처의 에너지절약대책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에너지절약추진위원회를 오는 6월에 열 계획이다.

이날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38.25달러일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은 0.19%포인트가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0.68%포인트가 올라가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또 국제유가가 연평균 46.50달러에 이르면 경제성장률은 0.5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는 2.0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업부문의 에너지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2천TOE(석유환산톤)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다소비사업장에 대한 에너지 진단과 에너지 관리자 선임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와함께 에너지 이용 합리화 등에 대한 민간자금의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지난해에 가장 많이 팔린 5개 자동차회사의 10개 차종을 대상으로 공인연비 준수 여부를 조사, 공인연비를 만족하는 차량의 생산과 판매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공동주택의 소형열병합발전시설 확대를 위한 표준모델을 개발, 보급하는 등 가정과 사업부문의 에너지절약시스템 구축을 위해 에너지효율이 높은 열병합발전시스템 보급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강제적인 석유소비 억제책으로는 승용차 10부제 외에 ▲백화점.쇼핑센터.할인점.자동차판매소 등의 조명사용 제한 ▲유흥업소의 네온사인 사용시간 제한 ▲골프장.스키장.놀이공원.영화관.대중목욕탕.찜질방 등의 에너지사용시간 통제 ▲승강기 격층운행 등이 제시됐다.

정부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6천4백90억원 가운데 10% 가량인 1천9백50억원을 에너지 위기 대응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자금 집행상황에 따라 지원액을 조정키로 했다. 또 에너지기술개발자금 6백10억원은 중소기업-대기업 컨소시엄에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국제유가, 두바이유 배럴당 48달러 육박 등 연일 폭등세**

이처럼 정부가 뒤늦게 비상대책을 마련한 것은 최근의 유가폭등이 심각한 양상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민관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지난 17일 회의에서 각종 악재로 당분간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두바이유에 대한 올해 연평균 전망치를 올초 배럴당 30~35달러 수준에서 37~4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두바이유에 대한 가격전망은 또다시 수정돼야 한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18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국내주수입원유인 두바이유가 전날보다 1.67달러 상승한 배럴당 47.90달러로 현물거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48달러대에 바짝 다가섰다.이에따라 두바이유는 10일 이동평균가격이 45.46달러에 달했으며, 3월 들어 평균가격도 지난달 평균보다 5.04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도 현물가의 경우 0.68달러 오른 배럴당 55.77달러로 이틀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 선물가도 0.18달러 상승한 55.06달러를 기록, 처음으로 55달러대에 진입했다.

전날 사상처음으로 56달러선을 돌파했던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는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0.06달러 떨어진 56.40달러에 거래됐으며, 현물가의 경우 0.13달러 하락한 56.33달러로 56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