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관통터널을 계기로 터널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도 1호선 계룡산 관통도로 터널공사로 주민과 환경 피해가 막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계룡산 관통터널 공사 인근 주민들, "불안해서 못 살겠다"**
대전충남 녹색연합은 14일 "계룡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국도 1호선 두마~반포 도로 신설 및 화장 공사로 인해 주민피해와 환경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한창 터널공사가 진행 중인 대전시 유성구 세동1통 일대 주민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룡산 관통터널 공사의 경우 환경에 대한 영향 때문에 국립공원관리위원회에서 수차례 공사에 대한 심의가 보류되다, 지난 연말 논란에도 불구하고 표결로 재개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특히 이 공사의 경우 인근 교통량 변화 등으로 터널공사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수년간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았다.
<노선도>
이날 녹색연합이 공개한 피해 사례를 보면, 70가구 정도가 거주하는 세동1통의 경우 지난 1월부터 터널공사가 재개되면서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 분진, 토사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아침 7시와 밤 9시에 진행된 발파공사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세동1통 70가구 대부분이 주택 및 건물 안팎으로 균열이 생겼다. 천장에 물이 새는 집, 대들보가 금이 가서 집에서 살 수 없는 집, 유리창이 깨진 집, 담이 무너지고 지붕이 떨어져 나간 집 등 그 피해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택피해1 + 주택피해 2 + 주택피해 3> 세동 1통의 70가구는 구옥과 신옥을 구분하지 않고 터널 공사로 인한 주택피해가 심각했다.
***주민은 불면증·스트레스, 가축은 폐사, 수질·대기오염도 심각해**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주택피해와 함께 터널 공사로 인한 진동은 사람과 가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민들은 발파로 인한 소음과 진동으로 가슴 울림 현상, 불면증,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거나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야간에 이뤄지는 발파는 주민들이 수개월 동안 공포와 불안에 잠을 못 이루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에 없던 가축들의 폐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를 키우는 홍모씨의 경우 송아지 3마리가 폐사했고, 상당수의 소가 불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질오염 또한 심각한 상황이다.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하천은 공사장에서 유입된 토사와 오염물질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심각한 수질오염의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축폐사 + 물고기 폐사>터널 공사가 시작된 이후 가축이 폐사하고, 물고기가 폐사해 수질오염의 가능성을 방증한다.
토사를 야적하거나 토석을 분쇄하고 또 운반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지역 주민들이 세탁물 건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해 노약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녹색연합, "졸속 환경영향평가 후 사후 관리도 엉터리"**
녹색연합은 "이런 피해가 시행사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환경영향평가서에 적시된 발파시간 및 공사수칙 등 환경영향 저감대책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아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해 시행사의 책임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진동을 느끼는 수준인 0.2㎝/sec를 허용 가능한 진동으로 설정해 놓았으나, 실제로는 건물에 균열이 생길 정도인 10㎝/sec 이상의 진동이 나오고 있다.
또 환경영향평가서에는 주민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시간을 오전 8시~오후 6시로 규정하고 있으나, 아침 7시와 밤 9시 이후에 발파 공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주민들의 수면을 방해하는 등 저감 대책이 거의 실행되지 않은 사실도 지적됐다. 시행사가 공사장 내 차량통행을 시속 20㎞/hr로 규정하고, 살수차를 이용해 물도 주기적으로 살수하게 돼 있지만 실제로 공사장내 속도 안내 표지판은 30㎞/hr로 세워져 있고 살수도 거의 안 돼 주민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는 현실도 고발됐다.
<토사유입> 마을 상류의 농업용 저수지로 공사장에서 유입된 토사가 쌓여 물이 탁하게 오염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서 녹색연합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항목에는 공사로 인한 소음 및 진동, 대기질, 수질, 폐기물 등의 내용과 피해 저감 및 예방을 위한 대책이 명시돼 있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지고 그 사후 평가 및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국도 1호선 두마~반포 간 터널 발파 공사 즉각 중단, ▲주민피해 및 환경피해 조사 및 사과, ▲사후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 공개, ▲터널공사에 대한 환경대책 재수립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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