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방중을 확인하는 북한 언론 매체의 보도가 7일 최초로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오전 9시 2분 평양발로 김정일 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의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에는 김 위원장이 랴오닝성 다롄(大連)시와 톈진(天津)시를 방문했다는 소식만 나와있으며 베이징(北京) 방문 및 후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되어있지 않다.
통신은 이날 '김정일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 동북지역을 비공식방문 하시였다'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김정일 동지께서는 8000리에 달하는 중국 동북 지역을 오가시며 중국 인민의 사상감정과 경제, 문화 등 모든 부분을 깊이 있게 요해하셨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에 진행하신 중화인민공화국 비공식 방문은 호금도(후진타오) 동지와 중국의 당과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뜨거운 환대 속에 성과적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통신은 제목과 보도 내용에서부터 동북지역 방문을 강조하면서 해당 지역인 다롄, 톈진시 방문에 대해서는 자세히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방문 첫날 들른 다롄에서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부총리가 김 위원장을 맞이해 담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송은 김 위원장이 "대련(다롄) 빙산그룹, 대련기관차생산공사, 료녕(랴오닝)어업그룹, 대련설룡산업그룹 참관했다"고 밝혔다.
톈진시 방문에서는 장가오리(張高麗) 톈진 당서기 등 당 중앙과 시의 지도부가 맞아주었다고 전하면서 장 당서기가 영빈관에서 성대한 연회를 차려주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조선중앙통신>은 김영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인민무력부장, 최태복·김기남 노동당 비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 등이 이번 방문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도가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일정만 포함시키지 않은 데 대해 통일부는 다소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지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4차례 있었던 김 위원장의 방문 뒤에도 그의 평양 귀환 당일이나 익일에 확인 보도를 해왔다"면서 "보도에는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방중 지역이 모두 소개되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 언론 매체가 김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한 보도를 두 번에 걸쳐서 한 적은 있었으나 베이징 방문과 중국 국가 지도자와의 정상회담 내용은 모두 첫번째 보도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례적인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안함 문제와 6자회담을 둘러싸고 최근 한국과 미국, 중국이 다른 입장을 보이며 외교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 민감한 분위기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에서 오간 이야기의 민감성을 고려해 북한과 중국이 발표 시점과 수위 등을 조율 중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입장에서는 북중 정상회담이 '좋은 소식'인데 언급하지 않은 건 이례적"이라며 "중국이 6자회담에 대해 부담스러운 요구를 했고 북한은 그 요구대로 하려면 중국이 더 큰 걸 줘야 한다는 식으로 이견이 있었을 수 있다. 따라서 실무급들이 발표 내용을 조율하는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베이징 방문 및 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을 후속 보도 형식으로 언급할 가능성과 함께 아예 소개하지 않을 가능성도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만일 후자의 경우에도 중국 외교부나 관영매체를 통해서 정상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오갔을지 정도는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이 탑승한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중국 지역인 랴오닝성 선양(瀋陽)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의 소식통들은 특별열차가 조만간 단둥역을 통과해 북중 국경 지역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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