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육상쟁' 세종대 사학, "학교돈은 내돈"

교육부 감사결과 "사학비리 종합선물세트", "골육상쟁=이권다툼"

창업자 부부와 현 이사장인 아들 사이의 골육상쟁으로 물의를 빚어온 세종대학교가 교육인적자원부 감사 결과 오너들이 학교 돈을 제 돈처럼 유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부자간 골육상쟁의 근원이 이권다툼이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학교돈은 내돈", 골육상쟁 과정에 측근들에게 과다보수 지급도**

교육부는 11일 세종대와 세종대학 법인 대양학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법인과 대학에 대해서 1백13억을 회수하고 법인 사무총장 등 2명을 해임하는 등 17명을 징계하도록 지시했다. 교육부는 대학 설립자인 주영하-최옥자씨 부부와 장남인 주명건 법인 이사장 사이의 골육상쟁으로 민원이 제기되고 학내ㆍ외 시위가 계속되자 세종대와 대양학원에 대해 지난해 10월18일부터 11월3일까지 종합감사를 실시, 이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대양학원은 1백% 출자 자회사로 세종호텔 운영업체인 (주)세종투자개발에서 매년 배당가능한 이익금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측에 한푼도 배당을 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세종투자개발은 지난 2001년 16억4천2백만원, 2002년 23억3천7백만원, 2003년 35억6천5백만원 등 해마다 배당가능 이익 잉여금이 늘어왔다.

반면에 주명건 이사장과 설립자 주씨 등은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 9월가지 세종투자개발 및 출자회사로부터 37억9천8백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특히 주 이사장은 정관에서 정한 상근하는 임원이 아님에도 지난 2001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3년간 6억9천3백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골육상쟁 과정에 자신의 편을 든 핵심측근인 ㅊ 사무총장에게는 대학총장보다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등 파행을 일삼은 사실이 드러났다.

주 이사장은 또 대학 직원으로 하여금 법인업무를 전담케 하면서도, 정작 이들에 대한 인건비를 학교 교비에서 지급하는 등 학교재산을 유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골육상쟁 과정에 측근확보를 위해 객관적 근거나 원칙없이 보수를 과다지급하고 자신도 탈법적으로 많은 돈을 보수형태로 가져간 결과, 전체예산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2년 8.4%에서 지난해 22.9%로 급증한 반면, 대학에 대한 전출금 규모는 2002년 74%에서 지난해 65.8%로 줄어들면서 세종대를 부실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 수의계약, 공사비 편취 의혹도**

이들은 또 학교법인의 재산인 토지를 처분하면서 처분 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학교측에 총 50억7천3백만원의 손실을 입혔고, 대학출판부 사옥 건축을 위해 교육용 시설의 입주가 불가능한 파주출판문화정보단지내 부지를 분양받은 뒤 교비에서 54억8천6백만원을 부당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교육부는 또 교내 연구비를 직원 수당 및 격려금으로 전용하는가 하면 장학금을 조교인건비, 입시수당 등에 지출하면서도 대학평가를 위해 장학금 항목에 포함시켜 실제 장학금 비율이 10% 미만임에도 10% 이상 지급한 것으로 처리하는 등 업무추진비, 연구비, 회의비, 장학금 등 각종 경비를 불투명거나 목적 이외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일반 경쟁 입찰 대상인 학교 공사를 대부분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계약금약 4백43억원의 종합강의동 외 4개동 신ㆍ증축 공사의 경우 최저가격 제출자를 제외하고 특정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수의계약을 통해 공사비중 일부를 편취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지적됐다.

***교육부 "변상 지시 불이행시 임원 승인 취소, 임시이사 파견"**

교육부는 이같은 감사 결과에 따라 대양학원에 대해 세종투자개발(주)의 주식 매입액(87억원)을 만기 2년 이상 정기예금 등에 예치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자 상당액 45억9천6백만원과 공장 시설 부지 매입비 54억8천6백만원 등 1백13억2천3백만원을 회수하거나 변상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교육부는 이들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사 9명과 감사 2명 등 법인 임원 전원에 대해 임원 취임 승인을 취소, 임시이사를 파견하겠다고 계고했다. 아울러 법인 사무총장 등 2명을 해임하고 대학총장 등 15명에 대해 중ㆍ경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세종대 주씨 부자의 이전투구**

세종대는 지난 2003년 11월29일 건립자인 주영하-최옥자 부부가 공동명의로 세종대 교직원들에게 아들인 주명건 이사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이메일을 보내는 등 재단 운영을 놓고 전대미문의 이전투구를 벌여왔다. 당시 주씨 부부는 이메일을 통해 다음과 같은 7가지 비리를 주장했었다.

(1)주명건은 현재 불법으로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부모인 우리가 더 이상 이사장직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부모를 속이고 재단 이사진을 자신의 고교 동문인 서울고 출신들로 구성했다.

(2)주명건이 저서나 이력에서 소개한 '경제학 박사 학위'는 가짜다.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법인의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학력을 속이는 것은 지식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주명건이 재단의 수익사업체인 (주)세종투자개발에서 수십억원 상당의 회계부정을 한 것은 물론이고 재단 운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유형의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되었다. 주명건의 불법행위는 상당히 오랜 시일을 두고 계획적으로 용의주도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써 단순한 비리 차원을 넘은 범죄적인 행위에 속한다.

(4)1979년부터 시작돼 끊이지 않고 계속된 학원분규는 주명건의 독선적인 학사운영과 원만치 못한 성품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모교의 부정적 이미지로 재학생과 졸업생이 입은 정신적, 물질적 손해는 너무나 크다.

(5)세종대 교수 연봉이 1백20여 개의 사립대 중 최하위인 반면 주명건의 연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너무 많다. 예컨대 전 이사장의 연봉은 3천만원 정도였는데, 주명건은 기밀비나 각종 판공비를 제외하고도 6억5천만원이나 된다.

(6)주명건이 재단과 대학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저지른 실수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큰 과오가 없음에도 교수들을 가차없이 징계 또는 해직함으로써 학교는 늘 소란했고, 그 때문에 세종대의 명예는 크게 손상을 입었다.

(7)우리의 폭로는 '가족싸움'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족벌경영을 끝내고, 새로운 이사장은 재단 산하 전 구성원이 인정하는 인물로 공개 초빙하겠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주 이사장은 측근인 ㅊ사무총장을 통해 언론을 통해 반격에 나서는 등 낯 뜨거운 골육상쟁을 벌인 결과 끝내 교육부 특감을 자초했다. 세종대는 주영하 창업자가 총장 및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도 이사장 전횡 및 학교재산 유용 문제로 학생-교수들과 끊임없는 분쟁을 불러일으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