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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계속된 고독한 '1인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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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동안 계속된 고독한 '1인시위'

세종대 비리공방속 김동우교수 복직 촉구집회

전 세종대 이사장 부부와 아들인 주명건 이사장이 낯 뜨거운 비리 폭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년전 모자상을 팔등신 미녀로 조각하라는 이사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아 재임용에 탈락된 김동우 교수의 복직 집회가 12일 세종대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90년대 초반 해임당한 이원우(응용통계), 오영숙(영문과), 이종일(영문과) 전 세종대 교수들과 졸업생 10명이 참가해, 비리이사장 퇴진과 김동우 교수의 복직을 요구했다. 김동우 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된 이래 2년간 고독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1>

***"엄혹했던 시절, 학생들이 교수를 지켰다"**

현재 리서치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는 이원우 전 세종대 교수는 "김동우 교수가 부당하게 재임용에서 탈락하고 2년동안 비리재단과 싸워오는 동안 같이 하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렸다"며 "앞으로 김동우 교수가 복직되는 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사진 2>

90년도 총학생회장이었던 홍성수씨는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도대체 무엇이냐"며 "이번을 계기로 세종대 졸업생들도 사태해결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졸업생 정헌철씨는 세종대 학생들에게 "세종대는 86년에 비리이사장을 직접 몰아내고 엄혹했던 시절 학생들이 교수를 지킨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그러한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세종대의 역사를 여러분이 다시 써야할 것"이라고 말해 재학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임경훈 부총학생회장은 "지금까지 세종대는 개인의 뜻에 의해 좌지우지 되어왔다"며 "학교는 개인사유물이 아닌만큼 비리이사장을 퇴진시키고 교수, 학생, 교직원 등 모든 구성원을 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총장방문을 위해 본관에 들어갔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사진 3>

<사진 4>

다음은 김동우 교수의 대(對)재단 투쟁을 지지하는 세종대 해직교수 성명서 전문이다.

***세종대 해직교수 성명**

현재 세종대학교는 대양학원재단의 주명건 이사장과 그의 부모 및 남매 간에 벌어지고 있는 낯뜨거운 재단 경영권 쟁탈전으로 분규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이 쟁탈전은 실상 한 가족의 문제를 넘어서서 세종대학이 오래 전부터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가 표출된 한 사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고질적인 문제가 표출된 또 하나의 사례가 바로 억울하게 교수직을 박탈당한 김동우 교수 건이다.

주지하다시피, 김동우 교수는 2년 전 아무런 정당한 이유 없이 세종대 재단으로부터 재임용 탈락되었다. 그 실질적인 이유는 김 교수가 창작한 조각작품에 대한 주명건 이사장의 몰감각한 개작 요청을 김교수가 거절한 데 있었다. 김 교수는 신분상의 불이익을 당할 위협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로서의 양심과 자존심을 저버릴 수 없어 권력자의 불합리한 횡포에 과감히 맞선 것이다.

세종대학의 부당한 인사조치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70년대 말과 80년대 말 두 차례에 걸친 학내 사태와 관련해서도 숱한 교수들에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진 폭력수단이었다. 당시 교수들은 교수협의회를 통해 비리를 척결하고 불합리한 학교 운영을 시정함으로써 참된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재단 측에 건의한 바 있으나, 재단은 이 건전한 제의를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교수협의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교수들을 군사독재정권의 비호에 힘입어 무더기로 해고한 바 있었다. 그리고 그 저의는 남아 있는 교수들로 하여금 올곧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재단에 순종하도록 만들려는 데 있었다.

80년대 말의 학내 사태와 관련하여 해직된 우리들은 그동안 먼발치에서나마 한때 몸담았던 정든 학교가 우리의 희생을 밑거름으로 삼아 발전하기를 기구해왔다. 그러나 세종대학은 외견상으로 덩치가 커진 것과는 달리 이번 김동우 교수의 재임용 탈락에서 드러난 것처럼 민주화의 대세를 외면하고 학교운영상의 독선과 전횡이라는 병폐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학교 재단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충정 어린 건의를 하는 바이다.

첫째, 재단은 김동우 교수의 재임용 탈락 조치를 철회하고 즉각 복직시켜라.
둘째, 재단은 교수들의 건전한 의사를 수렴할 수 있도록 교수협의회를 활성화시켜라.
셋째, 재단은 이번에 불거진 재단비리에 관한 문제를 사실대로 밝혀라.

2003년 12월 12일

세종대 해직교수 오영숙, 이원우, 고(故)김형근, 이종일, 홍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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