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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 '독립' 대신 '양안 안정' 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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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국민, '독립' 대신 '양안 안정' 택하다

국민당 등 야권 과반수 유지. 미-중 선거결과에 만족

지난 3월 대만 대선에서 큰 위력을 발휘했던 '대만화' 전략이 11일 총선에서는 무력했다. 국민당 등 야당이 과반수 유지에 성공함으로써 천수이볜(陳水扁)의 집권 민진당이 추진했던 대만 독립 추진 움직임은 상당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고, 총선을 앞두고 크게 고조됐던 중국과 대만간 긴장도 완화국면을 맞게 됐다.

***대만 총선, 국민당 등 야권 과반수 유지**

지난 11일 실시된 대만 총선 결과 국민당 등 야권 연합은 1백14석을 확보 1백1석에 그친 민진당 등 여권 연합에 승리를 거뒀다.

천수이볜 총통의 민진당 등 여권이 사상 최초로 과반수를 획득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대두됐던 이번 선거에서 야당인 국민당은 79석을 확보, 기존 의석수에서 9석을 늘리면서 승자가 됐다. 국민당은 이밖에 국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단독 출마 후 당선된 무소속 후보 2명을 포함하면 의석이 81석으로 늘게 된다. 이에 따라 국민당은 34석의 친민당과 1석의 신당과 야권 연합을 형성, 과반수 유지에 성공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진당은 선거 전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2석을 늘리는 데 그친 89석만을 확보, 과반수 획득에 실패했다. 민진당과 연합을 형성했던 대만단결연맹은 12석을 확보, 여권 연합은 총 1백1석을 차지했다.

투표율은 59.1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으며 제5대 입법위원 선거의 66.16%보다도 7% 포인트나 하락했다. 무소속 당선자는 10명으로 집계됐다.

***국민당, “양안 긴장 고조하는 도발적 행동 안돼” 천 총통에 경고**

이러한 총선 결과로 승리를 거둔 국민당과 패배한 민진당의 희비는 엇갈렸다.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은 총선 승리 직후 천 총통의 대만 독립 추진을 겨냥, “양안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도발적인 행동을 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 선거 승리를 집권당의 대만 독립화 추진 약화로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또 “양안관계는 대만의 국가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양안은 인민들을 위해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안은 정치적인 차이를 뒤로하고 상호 이익을 기반으로 대화를 재개해야 하며 인민들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경제발전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 양안간 대화 재개를 강력히 촉구했다.

롄 주석은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이번 승리는 야권만이 아니라 중화민국의 승리이며 국가 안정과 발전, 개혁을 바라는 모든 인민의 승리”라며 “인민들의 새로운 민의는 이미 표출됐으며 집권 당국은 새로운 국회와 새로운 민의 그리고 민주정치 이념을 존중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3월 총풍 여파로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국민당은 정치적 입지를 다시 공고화할 계기를 마련했으며 아울러 국민당은 1955년 이후 대만 입법원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게 돼 이후 2008년 대선에서 정권 탈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천 총통의 '대만 독립화' 움직임 타격**

반면 대선 승리 이후 이번 입법원 선거에서 사상 최초로 과반수를 차지, 정권 기반을 공고히 하려 했던 민진당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대만 언론들은 민진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수 획득에 실패한 이유로 적절치 못한 공천과 선거전략을 꼽으면서도 대만 국민들이 천 총통의 급진적인 대만 독립화 움직임에 강한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어 천 총통으로서는 대만 독립화 동력을 상당부분 잃은 분위기다.

천 총통은 대선 승리 이후 2006년 개헌 추진, 2008년 헌법 개정 등을 목표로 이번 총선에서도 ‘대만 민족주의’를 선거 취대 이슈로 부각시켰다. 그는 그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대만 공기업과 해외주재공관에서 중화민국을 대만으로 바꾸고 대만 교과서에서도 고전 부분을 줄이는 등 공세적인 입장을 취했으나 대만 국민들은 우선 양안 안정을 선택한 셈이다.

천 총통은 이에 대해 선거 패배 결과를 인정하고 “지지자들과 낙선 후보들에게 사과하며 모든 책임을 지고 싶다”면서 “선거결과 비록 의석이 약간 늘었으나 기대치에 비해 많이 부족하며 일부 유망 인물도 당선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국회가 다시 다수와 소수로 분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선거가 끝난 만큼 여야가 힘을 모아 정국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야권에 대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中네티즌, 선거결과 환영 움직임. 美언론, “국민, 독립화에 새 위임장 안줘” **

이번 총선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미 양국은 우선 선거결과로 양안간 갈등 가능성이 보다 줄어든 것으로 판단, 안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언론은 신속하게 선거결과를 보도했고 네티즌들은 강한 환영의사를 표명, 중국 정부의 내심을 반영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에는 선거결과 기사에 대한 댓글로 “대만 독립 반대, 조국 영토 완전 통일 지지” 등의 글로 총선 결과에 대한 환영 글들이 이어졌으며 “대만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미국의 CNN 방송도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대만 국민들은 천 총통의 친독립정책을 가속화하는 데 대해 새로운 위임장을 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도 “친중국 성향의 후보들이 입법원 선거에서 놀라운 승리를 거뒀다”며 “유권자들은 지난 2주간 중국으로부터 대만 독립을 더욱 강력하게 주장했던 천 총통의 점증하는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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