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북한, 4~6개 핵무기용 플루토늄 확보"

NYT, "엘바라데이 발언, 부시 행정부에 상당한 압력"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4~6개의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는 조지 W.부시 정부와 미중앙정보부(CIA)가 "북한이 1~2개의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고 밝혀온 공식적인 입장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IAEA, "북한,핵무기급 플루토늄 4~6개 보유 확신"**

뉴욕타임즈(NYT)는 6일(현지시간)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 소재 IAEA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면서 "이같은 평가는 미국의 정보관계자들의 개인적 평가에 부합하는 것이지만 부시 행정부와 CIA의 평가보다는 매우 많은 것"이라고 전했다.

NYT는 "부시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을 공식적으로 상향조정하는 평가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북한 정권 붕괴를 유도하거나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제시해온 요구에 대해 더 많은 양보를 해야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하는 압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폐연료봉을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전환했다는 것은 새로운 정보에 기초한 판단이 아니다"면서 "IAEA가 다년간 축적한 북한에 대한 자료와 북한이 사찰단을 추방하고 사찰단이 감시해온 8천개의 폐연료봉의 봉인을 제거한 이후 경과기간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혀 숫자의 차이만 있을 뿐 핵무기급 플루토늄 확보에 대해 미국 정부와 같은 판단임을 강조했다.

NYT는 "이같은 그의 평가는 2년전 이라크 문제에 대한 입장과는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당시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가동하고 있다는 증거를 찾아내라는 압력을 가하자 "91년 걸프전 이후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가동했다는 증거가 희박하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했었다.

엘바라데이의 판단은 그후 미 행정부가 주도한 이라크조사단(ISG)에 의해서도 옳은 것으로 인정됐다는 점에서 엘바라데이의 이번 평가에 그만큼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엘바라데이는 "북한은 폐연료봉을 모두 재처리했을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폐연료봉을 핵무기급 플루토늄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NYT,"엘바라데이 발언, 부시 행정부에 상당한 압력"**

그러나 NYT는 "핵무기급 연료가 1~2개 있다는 것은 재고 여유가 없어 플루토늄을 팔거나 핵무기실험을 할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위협적"이라면서 "만일 엘라바데이 사무총장의 새로운 평가가 사실이라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이라고 해외 판매 가능성을 경고했다.

NYT에 따르면 이임을 앞둔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차관은 이미 2년전 의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핵물질 판매 가능성으로 훨씬 더 중대한 위험이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당시 아미티지 차관의 발언으로 북한이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1~2개 보유한 것과 7~8개를 보유한 것과는 그다지 큰 전략적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펴온 일부 미 행정부 관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후 백악관과 펜타곤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심각한 논쟁이 벌어져왔으며 지난 11월에는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이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달러 등 국제통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핵무기급 플루토늄을 일부 테러조직에 판매할 가능성에 대해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 담당차관보를 지내고 현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로버터 아인혼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엘바라데이의 발언은 부시 행정부에 상당한 압력을 불러일으킬 것이 틀림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