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법원은 3일(현지시간) 지난달 21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가 부정으로 얼룩져 '무효'라며 오는 5일부터 3주안(26일까지)에 재선거를 치르라고 판결, 우크라이나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야당 大환호, "우크라이나 민주주의 승리"**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선거무효를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해온 야당후보 빅토르 유시첸코측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우크라이나 민주주의의 큰 승리"라고 환호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키예프 시내 '독립광장'에 설치된 대형 TV 전광판 앞에 모여 대법원의 판결을 하루종일 기다리던 유시첸코 지지자 20여만명도 대법원 판결을 접하자 환호성을 올리며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개표직후 부정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앙선관위가 여당후보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를 승자로 발표한 데 대해 유시첸코가 반발하며 "여당측에 유리하도록 결선 투표가 조작됐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라 이뤄진 것이다.
반면에 여당후보인 야누코비치 총리는 대법원 판결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법원의 재선거 판결이 나옴에 따라 우크라이나 의회(라다)는 4일 긴급총회를 열고 재선거 등 향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판결에서 어떤 형식의 재선거를 의미하는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으나, 전면적인 재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후보 등록 등에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3주안에 재선거를 실시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은 유시첸코가 요구해온 둘만의 재대결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유시첸코는 오는 19일 기존 두 후보간 재선거를 실시하자고 주장해온 반면, 둘만의 재선거를 실시할 경우 참패를 우려한 여당의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는 제3의 후보가 참가하는 전면적인 재선거를 주장해왔다.
***러시아 '쇼크', 미국 '미소'**
대법원의 재선거 판결로 일관되게 친러 성향의 유누코비치 후보를 지지해 왔으며, 만에 하나 재선거를 실시하더라도 '전면적 재선거'를 지지해온 러시아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반면에 일찌감치 이번 선거를 부정선거로 규정한 뒤 야당후보를 지지해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대법원 판결에 크게 만족하며, 야당후보인 유시첸코가 재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향후 우크라이나에서 서방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편 재선거 판결이 나옴에 따라 국제사회는 부정시비가 재연되지 않도록 선거감시인단을 파견한다는 방침이어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 예로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3일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경우 이르면 4일 키예프를 방문해 쿠츠마 대통령 및 여야 후보와 만나 향후 재선거 등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고, 유럽연합 등도 선거감시인단 파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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