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장성진급 비리의혹 투서와 관련, 육군본부 인사부 압수수색이 창군 이래 처음으로 진행되면서 큰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군 검찰은 24일 전현직 육본 인사담당 장교 2명을 소환해 조만간 장성급으로 수사를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군 검찰, 전현직장교 2명 소환조사, 수뇌부로 확대 조짐**
군 검찰은 24일 전현직 육군본부 인사담당 장교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진급과정에 부조리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군 검찰은 23일 육본에서 진급관련 기초자료의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육본의 모 중령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이틀째 조사를 벌인 데 이어 24일 오후에는 전임자인 육군 인사참모부 소속 모 대령(진급예정)을 추가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모 대령은 지난해 준장 진급인사를 앞두고 A 준장(진급예정)의 음주운전 관련 기록을 조작한 혐의점 등이 포착돼 비리연루 여부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진급심사 직전에 벌금 50만원형이 확정됐는데도 확정판결이 아닌 그 이전 약식 기소 사실을 기록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아울러 윗선 또는 외부 인사의 로비나 압력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대령은 음주운전관련 기록을 위조하지 않았으며 조작을 했더라도 진급인사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준장이 음주운전관련 기록에 벌금형 확정판결 날짜가 아닌 기소일을 잘못 기재했으나 의도적으로 조작한 것이 아니며, 제대로 기재됐더라도 금년부터 인사규정이 바뀌어 약식기소는 진급낙천 사유에서 제외돼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군 검찰은 이와 관련 이들에 일부 혐의가 있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벌인 뒤 조만간 사법 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군 검찰은 그러나 수사를 선발위원회 등 인사결정라인의 장성급으로 확대할 지 여부는 이들 영관장교들에 대한 수사 결과 및 추가 증거 확보여부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군 검찰이 강력한 수사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수사가 장성급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장성급이 소환되면 수사 대상이 수뇌부쪽으로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돼, 군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여당, 군 갈등설-당정청 사전교감설 차단 주력**
수사가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육군 장성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수뇌부간 갈등성을 부인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이례적으로 수사가 미흡할 경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 그 배경에 군 안팎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육군 장성들 사이에서는 이번 수사 배경을 놓고 청와대와 국방부의 육군 수뇌부에 대한 기획수사로 보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일부 육군 장성들은 '육군 흔들기'로 인식하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육군은 이전에도 상급기관인 국방부의 지시로 군 검찰이 자료 제출 요청을 했지만 2차례나 거부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윤광웅 장관은 이번 수사와 관련 24일 "이번 사건이 수뇌부간 갈등설로 비쳐지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진급비리 인사 투서 사건을 윤장관과 남재준 육군참모총장간 갈등으로 해석하는 일부시각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윤 장관은 "내사 이후 현재까지 남재준 육군참모총장과 수시로 전화로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법과 규정에 따라 수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남재준 참모총장도 윤 장관에게 "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내 국방정책 담당인 안영근 제2정책조정위원장은 24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군 인사비리 투서 사건에 대한 국방부 조사결과가 미흡할 경우 군 인사 전반에 대해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안 위원장은 "이번 투서 사건으로 뇌물과 식모살이는 물론 인맥을 동원한 로비, 내사람 감싸기, 위인설관 등 그동안 소문처럼 떠돌던 '진급비리 7거지악'이 수면위로 드러났다"여 이같이 주장했다.
이같은 안 위원장 기자회견후 당정청 사전교감설로 확산되자, 천정배 원내대표는 25일 진화에 나섰다. 천 대표는 이날 오전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 앞서 일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사는 그 자체가 기밀인데 어떻게 당과 청와대가 알 수 있느냐"고 사전교감설을 강력부인한 뒤, 안영근 위원장의 국정조사 경고에 대해서도 "이제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검토하겠다는 것은 당의 의지가 아니다"고 진화작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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