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한 정권교체 및 남한의 대북한 유화파 무력화 등을 재차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한국내 친미 정치집단을 양성해야 한다는 노골적 내정간섭 발언도 서슴치 않아, 네오콘들의 오만함이 얼마나 극에 달해있는지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크리스톨 PNAC 소장, <북한체제변화를 위해> 성명 배포**
국제뉴스통신사인 IPS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매파(강경파), 북한정권 교체압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2003년 이라크 침공이라는 미국 외교정책을 촉발했던 매파 핵심인사들이 중국과 한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보다 더 강압적인 정책을 채택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IPS 통신이 주목한 매파 전문가들은 윌리엄 크리스톨 미국신세기프로젝트(PNAC) 소장과, 얼마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와대와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누가 부시 낙선을 원했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미국기업연구소의(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연구원 등이다.
특히 네오콘의 대변지라 할 수 있는 <위클리 스탠더드>의 편집장으로 네오콘 가운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크리스톨 PNAC 소장은 22일 미국내 각 언론사들과 의회 ‘여론주도층’에게 <북한체제 변화를 위하여>라는 성명을 배포했다.
크리스톨은 이 성명에서 에버스타트가 <위클리 스탠더드>(11월29일자)에 기고한 '전제정권을 붕괴시켜라'라는 제목의 글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권력장악 약화설을 다룬 뉴욕타임스(NYT)의 21일자 기사 등 최근 2개의 글에 주목하며 김정일정권 붕괴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크리스톨은 NYT 보도와 관련,“최근 보고서들은 북한의 스탈린식 권력구조에 균열이 발생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며 심지어 심각한 반대활동도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정일 체제 붕괴를 위한 6단계 전략을 제시한 에버스타트의 전략을 “유용한 지침서”라고 높게 평가한 뒤, “부시 2기 내각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이 금이 가고 있는 체제를 다루는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스타트, '김정일 체제 붕괴 위한 6가지 전략'**
크리스톨이 격찬한 에버스타트는 <위클리 스탠더드> 기고문을 통해 “북한에 대해 핵포기를 설득하는 노력은 헛된 일”이라며 “부시 1기 정권의 북한 정책은 내부 알력으로 마비됐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부시 2기 정권이 김정일체제를 제거하기 위해선 우선 부시 1기 정부에서 북한 포용정책을 주장했던 국무부 관리들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버스타트는 이어 부시 2기 정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북한정권 교체 추진 ▲대북협상의 성공과 실패 규정 ▲북한문제 관련 중국의 책임의식 고취 ▲한국정부내 대북한 유화파에 대한 대처 ▲비외교적 수단 준비 ▲공산정권 몰락후 한반도 정책 수립 등 6가지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이 가운데 '한국 정부내 대북 유화파에 대한 대처' 항목에서 “미국 관리들은 한국이 ‘달아나는 동맹’이 되고 있으며 대학원과정의 ‘평화학’ 도서목록에 따라 통치되는 국가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한 반한 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따라서 “한국정부내 유화파를 포용하려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머리 위로 직접 한국 국민과 대화하면서 궁극적으로 대범한 동맹을 회복해줄 수 있는 한국내 정치집단을 건설, 양성해야 한다”는 내정간섭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또 6자회담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설정에 대해“미국은 중국에 만일 현재의 비핵화외교정책이 실패로 끝난다면 중국은 상당한 비용을 감당해야 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중국의 책임의식을 고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경제제재 및 군사공격 등 비외교적 수단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해 예의 대북 선제공격론을 재차 펼치며, “이는 실지로 외교적 성공의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리스톨-에버스타트, 부시정부 핵심인사들의 싱크탱크**
크리스톨과 에버스타트의 주장을 단순히 미국내 일부 강경학자들의 주장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이들이 부시정부내 핵심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에서 간단치 않다.
특히 PNAC는 미국 네오콘의 싱크탱크로 1997년 창립당시 창립문에 현 부시정부내 핵심인사인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 및 루이스 리비 부통령 핵심참모 등이 서명, 그 영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에버스타트가 근무하는 AEI 또한 미국내 대표적인 매파인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이 근무했던 곳으로, 이와 관련 IPS는 “많은 전문가에 따르면 에버스타트의 전략은 볼턴 차관의 시각을 대부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IPS는 또 “볼턴은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원하고 있으며 미국 관리들은 제재조치가 취해질 경우 1년 이내에 김정일이 축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IPS와의 인터뷰에서 “네오콘은 부시 대통령의 1기에서 2기로 넘어가는 전환기를, 그리고 차기 6자회담이 시작되기 전의 기간을 정책 방향을 정하려고 시도하는 시간으로 보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과연 부시대통령이 이같은 네오콘들의 대북 강경공세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