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부안군수가 핵폐기물처리장 유치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으면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혀, 사실상 퇴진 수순밟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김종규 군수, "사퇴할 수도 있다..."**
김종규 군수는 지난 19일 지방신문 부안지역 주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작년 7월 핵폐기물처리장 유치 신청 이후 주민투표를 통해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오면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일해 왔다"며 사실상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동안 주민투표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며 사퇴하더라도 결과가 나왔을 때 물러 날 것"이라며 주민투표 실시를 거듭 강조해, 사실상 정부도 포기한 부안 주민투표에 대한 한가닥 미련을 보였다.
앞서 강현욱 도지사도 당일 오전 도청 출입기자들에게 "김종규 군수가 주민투표를 실시해 50%를 넘지 못하면 군수직을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나에게 밝혔다"고 말해 김 군수의 발언이 돌발 발언이 아님을 시사했다.
***한수원 철수 후, 군수 퇴진 압력 강해져**
이번 김종규 군수의 자진사퇴 발언은 12일 한국수력원자력(주)의 철수 이후 부안 주민들이 '김종규 군수 퇴진 운동'에 박차를 가할 것을 밝힌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안주민들은 한수원 부안사무소 철수 결정이 알려진 후, 11일 군청 앞 광장에서 1천여명이 모여 '정부일정 무산, 한수원 철수, 부안자치를 위한 반핵 추수 한마당'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주민들은 "사실상 핵폐기물처리장 건설이 무산됐다"며 "원인을 제공한 김종규 군수에 대한 퇴진 투쟁에 돌입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최근 김종규 군수와 정부를 상대로 책임을 묻자는 분위기가 주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김종규 군수가 그 전에 자진사퇴 형식으로 '발을 빼려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부안 대책위 관계자는 "주민소환제는 2007년에야 도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그것을 통해 김 군수를 응징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든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 부안군민들의 정서"라며 "김종규 군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안에서는 2003년 11월20일 대규모 경찰을 동원한 부안의 '경찰 계엄 사태'를 기억하는 '한국 사회의 재조명-국가폭력, 부안항쟁, 사회진보' 포럼이 20일 개최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부안 주민들의 그간 투쟁을 사회 진보를 향한 항쟁으로 해석하는 학술 논문과 '부안 권리 선언'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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