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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나간 이라크 입국 목사들, '순교' 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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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나간 이라크 입국 목사들, '순교' 원했나

정부 강제귀국시켜, 바그다드호텔 '한국인' 이유로 투숙 거부하기도

지난달 28일 선교 목적으로 이라크에 무단 입국했던 목사 등 한국인 5명이 정부 당국의 강력한 촉구로 2일 오전 귀국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라크 입국 소식에 무장단체들이 주목하고 있는데도 태극기가 그려진 자극적인 옷을 입고 "순교자"로 자처, 상당한 위험에 노출돼 있던 것으로 전해져 물의를 빚고 있다.

***목사, 선교사 등 한국인 5명 이라크 무단입국 후 2일 귀국**

이준규 외교통상부 재외국민영사국장은 2일 외교부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달 28일 선교활동을 위해 김모씨 등 한국인 목사, 선교사, 전도사 5명이 이라크에 무단입국했다"며 "이들은 정부 당국의 강력한 권고와 설득으로 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행은 남성 3명, 여성 2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목사인 김모씨와 선교사인 김모씨는 지난 4월 이라크에서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석방됐던 한국인 목사 7명과 함께 활동했던 사람들로, 당시 이들에 앞서 이라크에 입국해 있던 일행으로 드러났다.

이 국장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후 시리아에서 항공편으로 이라크 바그다드로 입국했으나 비자가 없는 이유로 요르단으로 일단 강제출국 당했다. 이들은 그러나 요르단에서 장거리택시를 이용, 다음날인 29일 새벽 요르단 국경을 통과해 팔루자와 바그다드 인근 지역을 거쳐 이날 오후 모술 시내에 도착했다.

이들 일행은 모술 치안이 상당히 위험하다는 이라크 목회자 지인의 경고로 택시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바그다드로 향했다. 바그다드에서는 대다수 호텔들의 투숙 거부로 어렵게 투숙할 곳을 찾았으나 이들의 입국사실을 파악한 요르단 한국 대사관측의 연락을 받은 주이라크 한국 대사관이 이들을 찾아내 대사관으로 대비시켰다.

이들은 대사관측의 출국종용으로 31일 요르단으로 출국했으며 요르단에서는 대사관측이 다시 시리아행을 고집하는 이들 일행을 설득, 한국으로 향하게 했다.

***현지 무장단체 입국정보 파악. 호텔, 한국인 투숙 거부**

이들은 다행히 이라크에서 출국할 수 있었으나 이라크 현지에서는 상당한 위협에 노출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라크 모술 현지의 한 지인은 "한국인이 온다는 정보가 이미 테러세력들에게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차에서 내리기만 하면 바로 잡힐 것이니 당장 바그다드로 돌아가라"고 경고, 이들은 택시에서 내리지도 못했다. 지인은 이어 "당신들이 죽고싶지 않고 모술 기독교 목회자들을 죽이고 싶지 않으면 즉시 돌아가라"는 말까지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그다드에서도 이들은 투숙하기 위해 3곳의 호텔에 갔으나 호텔 주인들이 "한국인의 숙박을 허용해 준 것을 테러리스트들이 알게되면 이들이 호텔로 와서 한국인의 목을 자를 것이며 주인까지도 위해를 가할 것"이라며 숙박을 거부, 위험지역에 있는 4번째 호텔에서야 겨우 투숙할 수 있었다. 이 호텔은 상당히 치안이 불안한 지역에 위치해 있어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갔던 대사관 관계자도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고 이 국장은 덧붙였다.

한편 바그다드 호텔에서는 한국인의 투숙을 거부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위협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에 대한 테러위협이 보다 강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 국장은 "특별히 한국인에 대한 인식이 나쁘다는 근거는 없다"면서도 "전반적으로 테러단체가 한국을 테러대상국가로 지목하고 있으므로 이라크 현지 호텔 운영자들도 조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행, 태극기 부착 붉은색 복장 착용. '순교자 OOO'목걸이 패용**

그러나 이러한 위협에도 불구 이들은 이라크에서 매우 자극적인 행동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일행 가운데 김 모 선교사는 이라크 체류 내내 태극기가 부착된 짙은 붉은색 복장과 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라크에서는 붉은 색 계통의 옷은 극히 금기시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김 선교사는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주변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일행은 또 '순교자 OOO"라고 쓰여 있는 목걸이를 패용하고 있었고 이 목걸이에는 "우리가 죽으면 시신을 실험용으로 써달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행 가운데 김 모 목사는 이밖에도 대사관측에 "우리는 순교를 각오하고 이라크에 입국했으며 국내에는 순교를 각오하고 있는 대기자만 50명"이라며 "혼자서라도 순교하려 했으나 이를 이루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행 가운데 3명은 "이렇게 위험했으면 이라크에 입국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목사의 말만 믿고 입국했으나 무사히 귀국하게돼 하나님의 기적이며 돌아가서는 이라크 입국을 시도하는 신도들이 있으면 적극 만류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출국금지 조치 등 검토. "실효적 강제수단 확보할 것"**

정부는 이번 일행이 무사히 귀국하게 돼 다행으로 여기면서도 이러한 일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들 일행에 대해서는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출국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국장은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려 하면서까지 위험지역에 무단 입국하는 경우 제재할 법적 수단이 없어 재외국민 보호 노력의 실효성 확보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판단,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법 제정 및 여권법 개정 등을 통해 실효적인 강제수단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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