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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기수 부인, 무기한 단식..."남편 죽음 그냥 넘기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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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기수 부인, 무기한 단식..."남편 죽음 그냥 넘기지 않겠다"

고광용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 등 6명도 함께 단식 진행

고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가 남편 죽음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오 씨는 4일 서울정부청사 앞 문중원시민분향소에서 문중원시민대책위가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저는 제 한과 분통 터지는 마음을 담아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며 "남편의 죽음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씨는 "작년 11월 29일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97일이 되기까지 이 상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며 "제가 지금까지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이유는 남편이 눈물과 고통으로 써내려 간 세 장의 유서의 내용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문 기수는 작년 11월 29일 세상을 등지며 마사회 특정 고위 간부와 친한 사람에게 마방이 배정된다는 이야기와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 등에 대한 유서를 남겼다. 개장 이래 14년 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7번째로 일어난 극단적 선택이었다.

오 씨는 "마사회는 6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의 죽음 앞에서 한번도 적극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재발바이대책을 내지 않았다"며 "그래서 제 남편이 7번째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오 씨는 "유족이 97일간 요구한 것은 유서에 나온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며 "마사회는 하루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진상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한웅 문중원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오래 운동해왔지만 열사 부인이 단식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 가난한 사람들 피눈물 나게 하는 대통령이 되지 말라"고 말했다.

▲ 단식 돌입 기자회견 중 눈물을 터뜨린 문중원 기수 부인 오은주 씨. ⓒ프레시안(최용락)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 씨 아버지 오준식 씨와 문 기수 아버지 문군옥 씨도 참석했다. 오준식 씨는 "원통하고 분하다"며 "우리 중원이를 이 땅에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고광용 부산경남경마공원지부장, 비정규직이제그만의 김수억, 김주환, 이태의 공동대표와 명숙 집행위원, 김소연 비정규직노동자의집꿀잠 운영위원장 등 6명도 오 씨와 함께 단식에 들어갔다.

문 기수 유족과 시민대책위는 작년 12월 27일 문 기수의 시신을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옮기고 시민분향소와 농성 천막을 차렸다. 이 중 농성 천막은 지난 27일 종로구청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시민대책위는 시민분향소 옆에 단식자 등이 머물 천막 1동을 다시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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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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