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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 1천7백명 동원 1년조사 결론 "이라크에 WMD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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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G, 1천7백명 동원 1년조사 결론 "이라크에 WMD없다"

부시에게 대형악재, 부시 “정말로 위험 있었다” 해명 급급

미국 대선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또하나의 악재가 터졌다. 부시 정부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를 찾으라는 임무를 부여했던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이 “이라크에는 WMD가 없다”는 최종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당초 ISG 중간보고서에서도 WMD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최종 보고서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이같은 최종 보고서가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이라크에는 위험이 있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ISG, “이라크에 WMD 없다”. 최종 보고서 제출**

ISG는 6일(현지시간) 찰스 듀얼퍼 ISG 단장의 이름을 딴, 1천여쪽 분량의 '듀얼퍼 보고서'를 미 상원에 제출하고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이래로 WMD를 생산했다는 어떤 증거도 찾지 못했으며 그러한 무기를 만들려는 사담 후세인 정부의 능력은 UN 제재로 점차 줄어들어 왔었다”고 밝혔다.

1천7백50여명의 전문가가 동원돼 WMD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이라크 전역의 1천2백여곳을 1년 이상 뒤졌던 ISG가 결국 빈손으로 돌아와서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명분으로 삼았던 이라크 WMD는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같은 결론은 사실 예전부터 이미 예견돼 왔었다. 이 조직을 처음으로 이끌었던 데이비드 케이 전 ISG 단장은 지난해 중간보고서에서 이미 “이라크에서 WMD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고 단장직을 중도사퇴하면서도 “우리는 대부분 잘못된 판단을 했었다”고 시인한 바 있기 때문이다.

ISG는 지난해 5월 이라크의 WMD 보유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자 부시 행정부가 WMD를 찾기 위해 색출업무를 국방부 대신 중앙정보국(CIA)에 맡기면서 만들어진 독립적 조사기관으로 이번 결과는 이라크 WMD에 대한 미국 정부의 최종 결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보고서, “이라크, 1992년에 생화학무기 폐기”**

듀얼퍼 보고서는 이같은 내용을 자세히 수록하면서 “걸프전이 발발했던 1991년을 기점으로 이라크에 강제된 유엔의 금수조치와 국제사회의 감시로 후세인 정권의 WMD 계획은 고사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듀얼퍼 단장은 “이라크는 보유중이던 생물 화학무기를 92년까지 폐기했으며 일부 발견된 화학 및 신경작용제는 1991년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군사적으로 의미있는 양의 WMD가 은닉돼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어 “후세인은 장거리 미사일 체계 개발을 희망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기 개발프로그램은 1991년 이후 매우 절망적인 상태였으며 탄두 개발에서 진척이 거의 없었다”며 핵무기와 관련해서도 “1991년 걸프전 직후 그 프로그램을 폐기했으며 그 이후 핵 개발 계획을 되살리려고 시도했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후세인과 인터뷰를 통해 밝혀진 데 따르면 후세인은 WMD에 집착하기도 했지만 집착한 이유는 부시 행정부 주장과는 달리 “미국을 염두에 두거나 테러리스트들에게 무기를 건네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이스라엘과 1980년대 8년간의 전쟁을 치룬 이란에 대한 적대감에서 비롯됐다”고 적시했다.

***부시-블레어, “정말로 위험 있었다” 기존 주장 되풀이**

그러나 이같은 보고서의 최종 결론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후세인은 무기와 물질, 정보 등을 테러리스트 조직에게 넘겼다”며 “정말로 위험이 있었고 9.11 이후 세계는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이 있었다”고 재차 강변했다.

그는 또 “9.11 테러는 테러리스트들이 화학. 생물무기나 원자폭탄을 입수할 가장 유력한 장소가 어디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었다”며 “이 과정에서 돌출한 것이 바로 후세인 독재정권이었다”고 주장, 최종 보고서 내용과는 딴판의 주장을 펼쳤다.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전을 일으킨 주역인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도 이날 “‘듀얼퍼 보고서’는 유엔의 후세인 정구에 대한 제재가 효과가 없었고, 후세인이 언제든 WMD를 개발할 의향을 갖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요지에서 벗어난 엉뚱한 주장을 제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이러한 부시와 블레어 총리의 주장에 대해 과거 발언 등을 제시하며 부시 대통령의 ‘허위’를 비꼬았다. CNN 방송과 AP 통신 등에 따르면 부시는 ISG의 중간 보고서가 나왔을 때에는 “최종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며 ‘WMD 없음’ 보고를 일축했었고 2002년 7월에는 “위험은 이미 중대해졌고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부시, 대선 1개월 앞두고 악재 터져. 민주당 공세 강화**

이번 보고서는 물론 내용이 예측됐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어느정도까지 미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설 정도로 이라크전이 여전히 악화상태이고 대선을 1개월도 앞두지 않은 시점에 나왔기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선에서 이라크전을 주요 이슈로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 진영은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부시에 대한 공세를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칼 레빈 상원의원은 상원 군사위에서 “대단위로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이들은 빈손으로 돌아왔다”며 “부시 행정부가 전쟁 명분으로 삼았던 두 가지 이유, 후세인이 WMD를 보유하고 있고 그가 미국을 공격하려는 알카에다 등에 이 무기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것들은 모두 틀렸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같은 당의 록펠러 상원의원도 성명을 통해 “중요한 것은 이라크가 WMD나 그러한 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비판을 가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도 이날 위원회에서 “앞으로 WMD를 찾아낼 가능성이 얼마나 있냐”고 질문, “5%도 되지 않는다”는 듀얼퍼 단장의 발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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