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0팔리고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A모(52)씨의 긴 한숨이 작은 사무실 공간을 휘 감는다.
작년 초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던 A씨(포항시 남구).
세상은 그를 6개월만에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다 줬다.
정말 열심히 했지만 받을 돈을 받지 못해 결국 지난 해 겨울 소위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A씨는 대리운전과 일용직을 번갈아 가며 버텨왔다.
대학과 중학생 아이 둘, 아빠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함 이었다.
15평 아파트 월세와 관리비,학원비는 3개월 째 밀린 상태다.
도시가스와 전기료등 공과금 또한 2~3개월 연체됐다.
설상가상 지난 1월20일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일거리는 점점 더 없어졌다.
대리운전과 일용직으로 한달 250~300만원 수입은 지난 달 중순,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견디다못해 얼마 전 실업급여를 신청해 놓았다.
수중에 가진돈은 겨우 4만원.
이 또한 라면과 반찬등 생활비에 쓸 돈이었다.
어쩔수 없이 3만원을 구해야 하는 A씨는 어렵게 말했다.
“3만원만 빌려주소”라고...
이처럼 A씨와 같은 처지의 서민들에게 코로나19는 이중고를 안겨 주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일용직 근로자 또한 일거리가 줄어들어 말 못할 고통을 감내 하고 있다.
지난 달 25일, 한달 수입을 결산한 B모(55)씨는 “수입이 3분의1 줄었다”고 했다.
B씨는 "코로나19로 제품이 팔리지 않아 일감 전체가 줄다보니 쉬는 날이 많아졌다"고 했다.
포항 죽도시장 상인 C모(59)씨는 며칠 째 ‘마수걸이(당일 처음 판매)’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한다.
C씨는 “코로나19로 손님은 거의 없다. 임대료와 생활비 충당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A씨와 B씨,C씨 등 서민들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
정부는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과 미소금융 창업⋅운영자금, 전통시장 상인대출 등 서민금융 상품은 A씨와 B씨,C씨에게는 ‘해당사항 없음’ 이다.
정부 지원 대출 상품 대부분은 신용보증재단 보증서와 보증보험사 증권을 끊어야 하는데 ‘신용불량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또 소상공인진흥공단에 문의하면 ‘새로 출시된 특별자금은 없다’고 한다.
지방의 경우 대출은 더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기존 창업자금을 받은 사람은 통합이라는 명목으로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살다보니 3만원도 없는 경우가 있네요. 사람들은 오히려 그동안 뭐 했냐고 나무랄 것입니다. 맞습니다. 제 자신을 생각해도 참 기가 막힙니다”며 돌아섰다.
누구는 1천만원,1억이 없어 힘들다고 한다.
서민들에게는 몇 만원부터 몇 백만원이 없어 죽고싶다고 한다.
이들에게 지금 코로나19는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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