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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美 MD 명중률은 20%에 불과”

“北위협 구실로 MD 구축 서둘러”, 군수자본 이윤 보장 목적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주요 치적으로 자랑하면서 "완성되기 시작했다"고 선언했던 미사일 방위체제(MD)가 실제로 공격 대상 미사일을 명중하는 확률이 20%에 불과해 미 국방부 내에서조차 논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미완의 MD 체제를 동해상에 구축하고 있어, 군수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부시 정부가 북한을 빌미로 무기장사를 벌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WP, "1천억달러 들어가는 MD 명중률 20% 불과"**

워싱턴포스트는 29일(현지시간) 토머스 크리스티 미 국방부 무기평가 담당자의 말을 인용, "실제 MD 체제 실험이 부족해 MD 유용성에 대해 확고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MD 체제의 명중률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평가는 미 국방부의 공식 입장인 80% 명중률과는 크게 차이나는 것이다. WP는 이와 관련, "크리스티는 실패한 모든 실험 데이터를 기초 자료로 활용한 반면, 미사일 방위국(MDA)은 실패한 실험의 데이터를 '그 실패 이유가 모두 고쳐졌다'며 데이터에서 삭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WP 보도는 부시 대통령이 이미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자신이 내세웠던 공약인 MD 체제 건설이 "완성되기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오는 10월 중순까지 알래스카 중부 기지에 5층짜리 높이의 요격 미사일 6기가 배치되는대로 MD체제를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부시 정부를 당혹케 하고 있다.

또한 홍콩의 언론 <홍콩상보(香港商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1일 이전까지 미국 태평양함 대사령부 소속 최신 구축함 수 척을 동해에 배치, 순시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이는 미 부시 정부의 미사일방어체제(NMD)의 실전배치 첫 단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어떤 군사시스템도 이런 식으로 배치되지 않아"**

WP는 또 "(MD의 효율성에 대해) 미 국방부 내에서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1천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MD 체제가 제대로 작동될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회의적 평가를 내렸다.

요컨대 MD의 몇몇 주요부품 결함 등으로 실제 비행 실험이 연기됨에 따라 제대로 요격 실험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WP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말까지는 수차례 요격 실험을 실시 성공하기도 했으나 신종 증폭 로켓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요격 실험이 중단됐으며, 정작 신종 증폭 로켓이 준비되자 '킬 비클'로 불리는 전자감지장치내 회로판 결함이 새로 발견돼 결국 요격 미사일의 모든 구성품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작업을 하느라 제대로 실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1990년대 중반 미국 전략사령부를 이끌었던 유진 하비거 전 사령관은 "그 어떤 군사 시스템도 이런 식으로 배치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부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MD 체제 신뢰성을 혹평했다.

이에 대해 미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나 백악관은 이 시스템이 '기초적'이고 '제한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처음은 완벽할 수 없지만 올해 배치되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MD 체제가 없는 것 보다는 있는 것이 더 낫다"고 주장했다.

***미, 북한 위협 구실로 MD 구축 서둘러**

부시 정권은 이처럼 MD의 기술적 결함이 극심함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이란 등의 위협을 MD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미 정부는 MD 체제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 예산 집행에 필요한 절차를 생략하면서까지 밀어부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관리들은 "시급한 집행은 북한과 이란 등 적성국가들의 장거리 미사일로부터 미국이 점차 취약해지고 있는 데 따라 정당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WP도 이와 관련 "MD는 초기에는 미 서부로부터 약 1만 k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 발사되는 소규모의 미사일을 방어하는 데만 목표로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 MD가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금까지 MD 체제에는 3백10억달러가 쏟아 부어졌고 앞으로 5년 동안에도 해마다 90억~1백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더욱이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 2002년 MDA에 시스템 개발, 목표 설정, 시섬 스케줄, 프로그램 검토 등 전 과정에 대해 예외적인 자율권을 부여했다. 이에 따라 다른 무기 체제들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군수장교들의 인가 및 국방획득 이사회의 정기 평가 대상에서 MD 체제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특권을 누려왔다.

***"MD체제 구축, 北미사일 위협보다는 재선이라는 정치적 목적때문"**

이같은 부시 행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당연히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북한이나 이란의 미사일 기술은 여전히 뛰어넘어야 할 높은 격차가 있기 때문에 부시 정부가 서둘러서 MD 체제를 갖추려 하는 것은 북한이나 이란의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반영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MD 체제 배치가 부시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돕기 위해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WP는 부시 정권이 MD 배치를 서두르는 이유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부시 정권의 물주인 군수자본에게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기 위해 이처럼 무리한 계획을 밀어부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시 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미 일본으로부터 막대한 개발비 부담 약속을 얻어낸 데 이어, 한국에 대해서도 주한미군 감축을 계기로 집요하게 MD 무기체제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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