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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럼즈펠드, “이라크 안정이전, 미군 철수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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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럼즈펠드, “이라크 안정이전, 미군 철수가능”

미 정부내 이라크 총선 ‘반쪽’실시 여부에 이견 노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이라크 상황이 안정되기 이전에라도 미군이 철수를 시작할 수 있다”며 조지 W. 부시 미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밝혀, 이라크전을 둘러싸고 미정부내 혼선이 일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 총선 ‘반쪽’실시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이 반박하는 등 이라크 총선에 대한 미 정부내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美럼즈펠드, “이라크 안정이전, 미군 철수가능”**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를 만난 뒤 “우리가 연합군과 미군을 줄일 수 있기 위해서는 이라크가 평화롭고 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분명히 현명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외신들은 ‘수렁’에 빠져 있는 이라크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기 전에라도 미국이 미군 철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미군 철수 일정 등은 제시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또 럼즈펠드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비난에 대한 반응으로도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서의 철수 계획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강하게 비난해 왔다.

그러나 럼즈펠드의 이같은 발언은 기존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자신의 전날 발언과도 상충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군이 이라크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었고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 사령관은 이에 더해 22일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 내년 1월의 이라크 총선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라크 주둔 병력 증강 필요성을 언급했었으며 럼즈펠드 장관도 이를 뒷받침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었다.

따라서 럼즈펠드의 '철군 가능' 발언은 이라크전을 둘러싼 미정부내 혼선, 또는 11월2일 대선을 겨냥한 부시정부의 대이라크전 전략 수정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상반된 해석을 낳고 있다.

***미 정부내 이라크 총선 ‘반쪽’실시 여부에 이견 노출**

이와 함께 내년 1월 이라크 총선을 앞두고 ‘반쪽 선거’ 실시 여부를 놓고도 미정부내에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3일(현지시간) 럼즈펠드 장관의 미 상원에서의 발언. 그는 “치안 문제가 보장될 수 없다면 이라크 일부 지역에서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이 실시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지역은 폭력이 너무 난무해서 그런 지역에서는 선거가 열리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 제한된 ‘반쪽짜리 선거’ 실시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이어 “이라크의 4분의 3, 5분의 4에서만 선거가 열릴 수도 있는 것”이라며 “선거를 치루지 않는 것 보다는 제한된 선거라도 치루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해 완전 선거를 강행하는 대신 저항세력의 실질적인 점령 상태에 놓여있는 팔루자 등에서는 선거를 포기할 것임을 내비쳤다. “인생에선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다”며 ‘완벽하지 않은 선거’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이라크 상황 악화로 이라크 총선이 아예 열리지 못하게 된다면 그러한 비난을 고스란히 미국이 떠안게 될 가능성이 높아 차제에 일부 지역을 배제하고서라도 우선 열고보자는 의도를 드러내고 이에 따라 사전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미 행정부내에서 바로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이 24일 이라크 총선은 이라크 전역에서 실시돼야만 한다고 발혀 럼즈펠드 발언을 직접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럼즈펠드 장관 발언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받자 “우리는 자유롭고 모든 시민들에게 열려진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며 “부분 선거 가능성은 내가 아는 한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라크 총선 관련 미 행정부 입장정리 아직 안돼 있는 듯**

이같은 상반된 입장은 미국 내에서 아직 내년 총선에 대한 입장정리가 돼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더 격화되면서 이라크에서 미군이 ‘진입할 수 없는 해방구’가 늘어가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한쪽에서는 선거를 연기하지 않고 불완전한 선거라도 치러야 이라크내 미국 우호세력을 계속 ‘아군’ 진영에 머물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 국민의 60% 이상인 시아파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 시스타니가 총선 실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총선이 연기된다면 이미 미국에 등을 돌린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는 달리 아직 전면적인 반미 성향이 아닌, 온건노선의 시스타니마저 미국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어 반쪽 선거라도 치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스타니는 이번 선거에서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현 상황을 등에 업고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일 높은 측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선거를 치루되 반쪽짜리 선거를 치룬다고 벌써부터 인정해 버린다면 그 파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BBC는 이라크에서 일부 국민을 제외하고 총선을 치룬다면 오히려 무장세력의 저항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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