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완주간 고속도로 터널에서의 차량 연쇄추돌 사고로 사망한 20대 여성 2명이 모두 전북 전주의 응급구조사들로 이중 마지막까지 의이 있었던 막내 응급구조사가 동료들의 탈출을 끝까지 돕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하고 있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 2터널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로 확인된 사망자는 5명. 이중 2명의 남성은 트럭 운전사들로 알려져 있지만, 나머지 3명의 사망자 신원은 확인중에 있다.
그러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3명의 사망자 중 2명의 여성은 네 살 터울의 동료 응급구조사인 것으로 잠정 확인되고 있다. 물론 경찰의 DNA 감식을 통해 정확한 결과를 가족들과 병원, 지인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이들은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응급구조사 가운데 A모(29) 씨는 승용차를 운전하고 있었고, B모(25) 씨는 조수석에, 동료 간호사였던 C모(30) 씨는 뒷좌석에 탑승하고 있었다.
주말을 이용해 여수로 함께 여행을 갔다가 사고 당일 오후 출근을 위해 길을 나섰던 이들은 결국 터널에 진입한 뒤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막내 응급구조사인 B 씨는 차량에서 빠져 나와 뒷좌석에 있던 맏언니 C 간호사를 먼저 빠져 나오게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의 구조 도움으로 차량에서 간신히 빠져 나온 C 씨는 B 씨의 탈출 재촉에 터널 밖으로 빠져 나오면서 터널 차량 안팎에 남겨져 있던 동료들에게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부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인 C 씨가 병원 관계자 등에게 "사고 직후 막내인 B 씨가 자신이 서 있던 곳에 나를 나오라고 한 뒤 빨리 먼저 나가라고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C 씨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으면서 응급구조사 동생들을 보고 있었는데 막내인 B 씨가 운전석에 앉아있던 또 다른 응급구조사 A 씨의 안전 띠를 풀고 있는 모습을 봤다"며 "곧 같이 나올 것으로만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는 것.
C 씨의 말을 종합해 볼 때 결국 응급구조사인 B 씨가 자신도 구하고, 동료 응급구조사도 구하기 위해 터널 내에서 머물다 결국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B 씨의 스승인 동강대학교 박시은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아직 DNA 감식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사망자 중 제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평소 너무나도 희생적인 성격으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제자가 마지막까지 응급구조사의 정신을 발휘하려다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울먹였다.
응급구조사 B 씨는 동강대 응급구조학과 2014학번으로 3년 연속 학과 수석을 차지하면서 지난 2017년도에 학교를 졸업한 뒤 최근 석사 논문 과정을 밟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B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의료지원 응급구조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현장에서 임상 및 경력을 쌓은 다음 대학 강단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B 씨의 지인들은 "평소 교우관계도 좋고 밝고 희생적이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지난 17일 낮 12시 25분께 전북 남원시 대산면 순천-완주간 고속도로 상행선 완주방향 사매 2터널 내에서 차량 31대가 잇따라 연쇄 추돌해 5명이 사망하고, 2명은 중상을, 41명은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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