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수능방송으로 사교육비가 경감하고 있다"는 정부 주장과는 달리 사교육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국무조정실은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EBS 수능방송을 "현 정부의 대표적인 성공 정책"으로 꼽기도 했다.
***통계청 발표, "사교육비 줄지 않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실은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2.4분기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2.4분기 교육비 지출은 18만6천2백원으로 2003년 2.4분기에 비해 0.7% 증가했으며, 납입금 등 공교육비는 감소한 반면 사교육비인 학원비와 개인 교습비 등은 7.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4분기 기준으로 학원비와 개인 교습비 등이 포함된 보충교육비는 2002년 9만1천5백원, 2003년 13만1백원, 2004년 13만9천2백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반면 납임금은 3만5천4백원~3만6천9백원으로 일정 수준을 유지했고, 교과서 및 참고서 비는 2002년 2만6천3백원에서 2004년 7천4백원으로 크게 줄었다.통상적으로 교육비는 계절적 요인(학기중, 방학중)을 감안해 전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2.4분기는 EBS 수능방송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시점(2004년 4월~6월)과 맞물려 있어, 이번 통계청 결과는 그간 교육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효과를 띠게 됐다. 그간 교육부는 두 차례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EBS 수능방송으로 사교육비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21일 국무조정실은 'EBS 수능방송'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였다며 현 정부의 대표적인 성공 정책으로 꼽아 "검증이 진행 중인 정책을 성공 정책으로 자화자찬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교육부 여론조사, 신빙성 의문**
한편 이번 통계청 발표를 계기로, 교육부가 지난 5월과 7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순영 의원실은 "5월18일 실시한 여론조사 문항을 살펴보면, '4월1일 이전 사교육비가 얼마냐?', '4월1일 이후 얼마냐?'라는 식으로 돼 있어, 사교육비 증감의 원인에 대해서는 묻고 있지 않다"며 "당시 한국은행에서 '경기침체의 여파로 사교육비가 줄고 있다'는 발표를 한 것을 감안하면, 여론조사 결과는 EBS 수능방송보다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5월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인문계 고교생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이 평균 월4만7천원 감소되는 등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최 의원실은 또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도 전체 7백20명중 고교생 2백55명, 학부모 2백55명, 교사 1백3명, 교육전문가 1백7명 등으로 표본수가 매우 적어 정책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고교생의 경우에는 EBS 수능방송 실가입자와 학년별, 지역별 할당도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실은 "이번 통계청 발표를 통해 교육부가 그동안 EBS 수능방송으로 사교육비가 줄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교육부는 사교육비가 줄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당장 시작해, EBS 수능방송 및 사교육비 경감 방안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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