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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 "한국의 선박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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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세력 "한국의 선박 공격하라"

석유 90% 중동서 유조선으로 수입하는 한국 초비상, 대책 全無

국내 굴지의 해운업체인 한진해운에 테러를 가하겠다는 아랍 무장저항단체의 글이 아랍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사실일 9일 뒤늦게 확인돼, 국내에서 소비하는 석유의 90%를 중동지역에서 선박으로 수입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우려했던 최악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무장단체 "전사들이여, 한진해운 공격하라"**

'이라크 이슬람군 총본부'라는 이름의 단체는 지난 3일 아랍계 웹사이트 '알바스라(albasrah.net)'에 띄운 '전 무자헤딘(전사)들에게'라는 두 줄짜리 짤막한 글을 통해 "무자헤딘을 공격할 수 있도록 미군측에 전략물자를 운송해주는 회사는 우리들의 공격목표가 된다"며 우리나라의 한진해운을 비롯해 APL CAL CMA CMI 머스크라인 에버그린 텍사스시핑 플로렌스 등 미국 등 세계의 9개 해운-물류회사를 공격대상으로 지목했다.

이 글을 띄운 '이라크 이슬람군 총본부'라는 단체는 알카에다 영향권에 들어있는 단체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문제의 사이트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후인 지난해 5월 문을 연 반미사이트로, 미군의 침략상과 이라크 무장저항세력의 투쟁을 아랍어와 영어로 상세히 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에 9일 한진해운을 비롯해 중동지역으로 정기적으로 운항하는 현대상선 SK해운 LG칼텍스 세양선박 등 국내 6개 해운사에 공문을 보내 '보안 2등급'에 준하는 비상사태에 돌입할 것을 지시했다. '보안 2등급'이란 3단계로 분류되는 선박 보안등급 가운데 '테러 징후'가 나타났을 때 발령하는 비상등급이다. 정부는 또 해운사들에 대해 테러관련 정보가 입수되면 즉각 운항 선박들이 공유토록 했다.

***석유 90% 중동서 유조선으로 수입하는 한국 치명타**

해운업계에 따르면, 공격대상으로 지목된 한진해운을 비롯해 국내 해운사 가운데 미군관련 물자를 수송하는 국내 해운사는 현재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영국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병력을 파병하는 국가로 중동지역에 널리 알려진 만큼 테러위협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해운업계의 긴장된 반응이다.

현재 석유수입 등을 위해 중동지역을 오가는 국내선박은 대형유조선 위주로 50여척에 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이들 유조선을 통해 국내에서 소비하는 석유의 90%를 수입하고 있어, 만약 국내유조선이 테러를 당할 경우 입게될 경제적 타격은 극심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는 추가파병되는 자이툰부대가 사용할 군수물자를 9일 선적하기 시작한 상태이며, 내달초 자이툰부대 선발대 9백여명이 이라크에 도착할 예정이어서, 무장저항세력의 집중적 공격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무장단체가 미군관련 물자를 수송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진해운을 공격대상으로 지목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풀이되고 있다.

***"방어대책은 사실상 전무"**

문제는 우리나라 선박에 대한 공격이 단행된다 할지라도 이를 저지할 방법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이다.

정보전문가들은 무장세력의 경고가 단순 엄포가 아닌 실제행동으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월24일 이라크 석유수출항인 카스르항에서 약 1백60km 떨어진 걸프해역의 원유터미널과 저장탱크가 알카에다의 소형선박 자살공격으로 폭발했으며, 이 과정에 미해군 순찰선박 1척이 전복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2002년 10월에는 예멘 근처에서 프랑스 유조선이 소형보트를 이용한 알카에다의 자살공격으로 침몰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유조선을 보호하려면 선박마다 구축함 등이 따라붙어야 하나 사실상 이는 불가능한 방식"이라며 "테러조직이 소형선박 등을 이용해 우리나라 선박에 대해 자살테러 공격을 해오면 솔직히 말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A그룹 관계자도 "무장세력으로부터 우려했던 최악의 경고가 나왔다"며 "한국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일이 발생한다면 이는 단순히 석유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차원을 넘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까지 위협받는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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