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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판 국가보안법’ 제정, 미국의 섭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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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판 국가보안법’ 제정, 미국의 섭정 본격화

아랍인들 냉소, “총리는 연합군 꼭두각시에 불과"

이라크 임시정부가 미군의 팔루자 공습에 정보를 제공한 데 이어 '이라크판 국가보안법'을 제정하는 등 강경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라크 임정은 여전히 국가보안법을 수행할 기반이 없어 미군 등 다국적군의 원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주권이양 이후에도 미군에 대한 의존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NYT, "이라크, 국가보안법 제정. 총리에 막강 권한 부여"**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이야드 알라위 이라크 임시정부 총리가 6일 자신에게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는 계엄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국가안전법(national safety law) 내지 국가보안법(national security law)으로 불리는 이번 법안으로 알라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권한을 지니게 됐으며 이에 따라 ▲야간통행금지 ▲치안불안 야기단체에 대한 금지명령 ▲의심되는 인사에 대해서는 예비검속 권한 등 막강한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알라위 총리가 저항세력에 내놓은 첫 번째 공식적인 조치인 이번 법안은 7일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으로 이번 법령으로 알라위 총리는 "위험스런 상황이나 국가 제도 및 기간시설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라크내 일반 시민과 외국인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권한"을 가지게 된다.

알라위 총리는 이밖에도 대통령이 승인하는 한 긴급상황에서 군경 및 정보기관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법원의 명령 없이 비상수색 및 대중집회, 무기소지, 회합, 여행도 금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대법원은 알라위 총리가 법안에 따라 내린 조치들을 뒤집을 권한을 쥐고 있다. 아울러 법안에는 쿠르드지역에서는 총리가 단독으로 계엄령을 선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내각의 관반수 찬성과 대통령 및 부통령 2명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알라위 총리는 이에 대해 NYT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나 어느 지역에서나 이 법을 적용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런 법안을 사용하게 되지 않길 바라지만 필요하게 된다면 바로 할 것"이라고 밝혀 저항세력에 대비해 이번에 부여된 권한을 폭넓게 사용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라크, 미군에 더욱 기댈 필요가 있게 될 것"**

한편 현 이라크군경은 알라위 총리가 명령할 조치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원과 능력,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미군의 활동반경은 주권이양이후에도 여전히 넓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NYT는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이라크군은 더욱 미군에 기댈 필요가 있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 미군 고위 관리도 "미군들은 이라크 임시정부가 내린 계엄령에 대해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 관리는 "우리의 수단과 능력을 봤을 때 상황에 따라 임시정부의 요청이 있을 때 임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임정이 국가안전법을 위해 검문소 설치를 늘려달라고 원한다면 우리는 할 수 있다"며 "임정이 야간통행금지 실시를 도와달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또 이러한 권한으로 인해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법령 내용을 NYT에 건네준 이라크 정치계 인사도 "2005년 1월료 예정돼 있는 이라크 총선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아랍웹사이트, "연합군 꼭두각시" 비난**

알라위 총리의 이러한 강경책과 미군과의 '적극적인 협조체제'는 이미 법안 발표 이전에 예상됐었다. 임정 총리실측은 6일 오전 "이라크군은 미군에게 5일 있었던 팔루자 저항세력 공격을 위한 정보를 제공했었다"고 발표했다.

총리실측은 "미군의 팔루자 폭격 과정에서 임시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며 "공습에 앞서 이라크 임시정부와 다국적군이 긴밀한 협의를 거쳤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지난 5일 미군은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 안가를 공격한다는 명분으로 팔루자 지역을 5번째로 폭격을 해 2백25kg 짜리 폭탄 4개와 4백50kg 짜리 폭탄 2개 등 2톤에 가까운 폭탄을 투하했었다. 아랍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5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사망자가운데는 여성과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

팔루자 주민들은 공습이 이루어진 직후 "테러리스트들이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죽이고 학교와 경찰서 병원 등을 파괴하고 있다"는 알라위 총리의 설명에 강하게 반발했다. 주민들은 "그들은 테러리스트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는 단지 일반 가정들이 있을 뿐"이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서는 알라위 총리를 "연합군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는 글들이 게재되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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