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인재 영입' 2호로 원종건 씨(26)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원 씨는 12세 때, 시청각 중복장애인인 어머니가 개안 수술로 시력을 되찾은 사연이 과거 한 TV 프로그램으로 방영돼 반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1993년생인 원 씨는 심장 질환을 안고 태어난 두 살 터울 동생이 출생 직후 스웨덴으로 입양되고, 아버지는 이듬해 간경화로 별세했으며, 시청각 중복 장애인인 어머니와 기초생활수급비에 의존해 생활을 꾸려오는 등 불행한 가정사가 지난 2005년 문화방송(MBC) <느낌표>에 소개됐다. 이 방송을 통해 원 씨의 어머니는 각막 기증을 받아 개안 수술을 하게 됐고 시력을 되찾았다.
민주당에 따르면, 원 씨 모자는 이후 각계에서 답지하는 후원 의사를 모두 사양하고 폐지 수집으로 복지시설 기부, 헌혈 등 선행을 하며 살아왔다. 원 씨는 이런 가운데 경희대(언론정보학)를 졸업하고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기업홍보팀(사회공헌팀)에서 근무하고 있고, 공익강연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원 씨를 "사회적 약자의 아픔을 봉사로 이겨 낸 '희망 매니저'", "27살 희망청년"으로 소개하며 "방송 이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할 만큼 어려운 여건과 환경 속에서도 밝고 건강함을 잃지 않고,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소외 계층을 위해 봉사하며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이 총선을 염두에 둔 영입 인재로 '20대 남성'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정치권에 떠돌기도 했고, 올해 26세인 원 씨도 20대 남성이기는 하다. 다만 민주당 등 정치권의 '20대 남성', 이른바 '이남자'에 대한 구애는 △문재인 대통령 및 여당 지지율이 20대 남성층에서 동연령대 여성 및 30·40대 남성에 비해 낮고 △그 원인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 등이 지적된 점과 무관치 않았다는 맥락을 볼 때, 원 씨 영입은 앞선 논의와는 다소 결이 다른 지점이 있다.
다만 원 씨는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사랑을 우리 이웃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정치를 해보려 한다. 큰 담론을 내세우거나 꼭 무엇을 해내겠다고 말씀드리지 않겠다.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하겠다"며 "어머니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면서도 "청년의 현실을 함께 공유하고 아파하며 잃어버린 청년들의 꿈꿀 권리를 되찾기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당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제가 감히 이 땅의 청년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다만 공감하고 함께할 뿐"이라며 "정치는 청년들 생각을 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왜 아픈지, 왜 분노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보고 느껴야 하는 것이 먼저다. 이 땅의 청년은 이미 소외계층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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