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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짙어지는 '김천호-미국 커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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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의혹 짙어지는 '김천호-미국 커넥션'

김천호 출입국 기록 없어, 91년부터 미군군납, O교회 소속

김선일씨 피랍 '은폐 의혹'의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증폭되고 있다. 특히 김천호 사장과 미국 사이의 '미스테리한 관계'에 세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천호, 출입국 관리기록이 없다"**

28일 프레시안 취재결과, 김천호 사장은 국내에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사의하게도 지난 몇년간 출입국 기록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원적은 경남 함안이고, 본적은 경기 가평으로 기록돼 있는 김천호 사장은 현재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에 부모님과 처, 그리고 두딸이 살고 있다. 국내에 생활기반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와 관련, "지난 수 년간 출입국 기록을 찾아보았으나 김천호 사장의 출입국 기록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사장이 지난 몇년동안 귀국을 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 한가지 가능성은 그가 이중국적자로, 미국 등의 신분증으로 출입했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의혹을 조사중인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는 "김사장은 한국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하기도 했다.

***"김천호는 국정원 아닌 다른 곳 소속"**

김 사장의 신분과 관련해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지난 24일 "김천호씨는 정부측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으며 중요한 취재원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 이라크 한국 대사관과 김사장이 김선일씨 납치사건 수습문제를 비밀리에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그러나 이같은 박진 의원 주장이 나온 직후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박진 의원이 잘못 짚었다"며 "단언컨대 김 사장은 결코 국정원 소속이 아니며 그는 사업 필요차 끈을 맺고 있었다면 그곳은 국내가 아닌 해외의 다른 곳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이와 관련, "미군에 군납을 할 정도면 미국 군기관이나 정보기관 등과 모종의 끈을 맺고 있어야 가능한 일 아니었겠냐"고 말했다.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해주는 이라크 교민의 주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신문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포 기업인 A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 사장은 평소 미군이 언제 어디를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정보까지 알 정도로 미군과 현지인에 대한 정보력이 뛰어났고, 대사관 등에서도 김 사장에게 많이 의지했다"며 "미군의 모든 정보는 미군 임시행정처(CPA)가 주관한다. 거기가 아니면 이런 정보를 어떻게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가나무역 91년 걸프전때부터 미군 군납**

가나무역의 실체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무역은 국내가 아닌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한 때 국내 언론에 요르단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결과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두고 있다는 게 정부측 전언이다.

가나무역은 영세군납업체로 알려져왔으나, "월 매출이 1백만달러를 넘을 정도로 상당히 짭짤한 수익을 올린 기업"이라는 게 김천호 사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영미 프리랜서PD(이라크에서 취재중)의 전언이다.

가나무역은 지난 1991년 걸프전때 미군부대에 군납을 한 것을 기반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두바이 등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김천호 사장의 형인 김모씨도 현재 미군 군납업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이라크에서의 미군군납은 지난해 이라크전 발발후 미군이 바그다드에 진입하면서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나무역은 'O교회' 소속**

가나무역의 실체와 관련, 가나무역이 모종교단체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천호 사장을 비롯해 현재 이라크에 나가있는 직원들 대부분이 현재 해외 여러 곳에 지회를 두고 있는 국내 'O교회' 소속"이라며 "김 사장은 단순히 군납에 그치지 않고 장차 이라크에 O교회 이라크 지회를 설립한다는 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가나무역'이라는 회사명도 기독교에서 '약속의 땅'을 뜻하는 '가나안'을 줄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김선일씨에 앞서 두명의 한국인 직원이 이라크에서 피살됐던 오무전기의 황장수 부사장은 28일 오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천호 사장이 가나무역 직원 정영하씨를 통해 자신에게 보낸 e-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김사장이 3~4일후 귀국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황 부사장은 자신이 김사장 이메일을 받은 연유과 관련, "오무전기와 가나무역은 사무실이 이라크 바그다드의 바로 옆 건물에 서로 위치해 있고 같은 기독교 계열 회사였던 인연으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은 이라크에 진출했다가 한국인이 피살된 가나무역과 오무전기 모두가 공교롭게도 같은 기독교 계열회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추정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

***"이라크 팔루자 경찰서장이 지난 8일 피랍 확인해줬다"**

앞의 이라크 교포 기업인 A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6월10일쯤 미군측이 김씨가 과격 무장단체로 넘겨졌다는 사실을 김천호 사장에게 알려줬으나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린 채 독자적 구출 노력에 매달렸으며 결국 일을 그르쳤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김사장이 김선일씨가 팔루자의 과격단체로 넘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점은 6월8일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김사장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려준 인물은 다름아닌 팔루자의 경찰서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언이 사실일 경우 이는 이라크 경찰서장이 사실상 미군 임시행정처(CPA)의 통제아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군 또한 이 시점에 김선일씨 피랍 사실을 정확히 인지했다는 얘기이기도 해, 앞으로 김천호 사장 조사과정에 반드시 규명돼야 할 의혹이라 하겠다.

***김선일씨 유품 실종 의혹**

이밖에 김선일씨 유족들은 28일 김씨 시신과 함께 보내진 유품 가운데 일기장 등이 빠져있는 대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족들은 김씨가 평소 일기를 빠트리지 않고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일기장이 없는 점과, 김씨 유품으로 보내온 노트북 컴퓨터에 국내의 친구들과 자주 했던 이메일 내용이 남아있지 않은 대목 등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김선일씨가 피랍직전인 지난 5월15일 국내 친구에게 보낸 이메일중 "귀국할 때 반드시 갖고 가겠다"던 미군 만행사진 등이 사라진 대목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씨 유품은 이라크 현지에서 가나무역측 직원이 포장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의 눈길을 당연히 가나무역측으로 쏠리고 있다.

이처럼 김선일씨 피랍-피살 의혹은 김천호사장을 중심점으로 하고 있으며, 의혹의 본질은 '김천호 사장과 미국의 관계'이다. 과연 정치권의 국정조사, 감사원의 감사 등을 통해 의혹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수 있을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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