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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진전, '북-미 이견' 큰 폭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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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진전, '북-미 이견' 큰 폭 접근

3차 6자회담 성공리에 종료, 9월말 4차회담 갖기로

남-북한과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은 3차 6자회담 마지막날인 26일 오전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총 8개항의 의장성명을 채택하고 4차회담은 오는 9월말 베이징에서 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북-미 양국이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HEU(고농축우라늄) 보유여부, 동결 대 보상조치, 핵 폐기 범위, 검증 방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은 어느 6자회담보다 전향적 분위기하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차 6자회담, 8개 의장성명 채택, 9월말 4차 회담**

6자회담 당사국인 6개국은 이날 오전 8시반부터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수석대표회의를 열고 4차 6자회담 일정과 의장성명 채택 여부를 놓고 최종 조율을 벌여 이같이 결정한 뒤 전체회의를 갖고 폐막했다.

8개항의 의장성명에는 조속한 시일안에 3차 실무그룹회의를 열어 한반도비핵화의 첫 단계 조치로 핵동결의 범위, 기간, 검증방법과 상응조치(보상)를 구체화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6개국은 이번 회담에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토의를 갖고 한반도비핵화 목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으며 비핵화의 목표를 향해 가능한 한 조속히 첫 단계 조치를 취할 것을 강조한 뒤,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말 대 말'과 '행동 대 행동'의 단계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개국은 이어 이런 맥락에서 북-미 양국과 남한을 비롯한 모든 참가국들이 자신들의 구체적인 제안과 제의 및 권고를 내놓은 것을 평가하고 이 가운데 공통의 요소도 있고 참가국간 이견을 보이는 요소가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날 수석대표회의에 이어 종결 전체회의가 열렸으나, 공식적인 폐막식을 준비하지 않는다는 의장국인 중국의 결정에 따라 취재진에게 공개되지 않았으며 그 대신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이 이번 3차 본회담 결과에 관해 대 언론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한국을 비롯한 5개국 대표단은 제3차 회담을 모두 마치고, 이날 오후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포괄적 해결방안 처음 제시**

한편 이번 회담에서는 당초 북한과 미국 양국이 진전된 협상안을 내놓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의미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우선 지난 1차 회담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 미국이 내놓은 구체안인 ‘포괄적 해결방안’을 살펴보면 북한이 3개월 동안 HEU를 포함한 핵폐기 선언을 하고 핵프로그램 및 시설 제거를 위한 준비 등의 조치를 이행하면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이행하겠다는 게 미국의 '진전된 협상안'의 골자다.

즉 북한이 모든 핵폐기 의사를 밝히고 핵동결에 착수하면 중유를 지원하고, 3개월 후 폐기절차에 들어가면 ▲'잠정적' 대북 안보보장 ▲비핵 에너지 지원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및 경제제재 해제 협의 ▲관계정상화 등의 절차가 시작 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방안은 특히 미국은 핵동결에서 핵폐기에 이르는 3개월의 기간에 북한이 ▲ 모든 핵활동의 중지와 핵시설 폐쇄 ▲핵물질 봉인 ▲모든 핵개발 프로그램의 중단 ▲핵무기 및 재료, 원심분리기 등의 폐기를 위한 공개조치 허용 등의 사항을 이행할 경우 한.중.일.러 등 4개국의 중유 지원을 허용한다고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 포괄적 비핵화 방안에서 한.중.일.러의 대북 지원조치가 개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영구적인 핵폐기 선언을 해야 하며, 그 과정을 투명하고 효과적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 동시행동조치 방안 제시. 합의에 이르진 못해**

이에 반해 북한은 미국이 ▲2백만kw 에너지 지원 참여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경제제재와 봉쇄 해제 등의 보상방안을 받아들이면 핵무기 관련 모든 시설물과 재처리 결과물을 포함한 핵동결에 들어갈 것이며, 여건이 되면 폐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미국이 다른 참가국과 함께 에너지 지원에 실질적으로 동참한다면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경제제재 봉쇄 해제 요구에서 신축성을 보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동결에는 또한 핵무기를 더 만들지도 이전하지도, 시험하지도 않는다는 조치도 포함된다고 북한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CVID 요구를 철회하고 우리의 보상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핵동결의 전제로 걸었다.

양측이 이처럼 핵동결 대 상응조치에 대해 구체안을 제시했지만, 북-미 양측 모두 제안의 단계별로 상대방의 이행을 조건으로 걸고 있어서 합의에 도달하기에는 처음부터 힘들었다. 신뢰가 쌓여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의 행동을 확인해야만 그에 대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즉 미국은 선핵폐기를 주장한 반면 북한은 동시행동조치를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미 양국이 동결은 핵폐기의 전 단계이며, 동결되는 모든 것은 앞으로 폐기되는 것이라는 점을 서로 분명히 확인했으며, 6개국은 모두 핵폐기의 첫 단계 조치로 '동결 대 상응조치'가 조속히 가동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것은 이번 회담의 수확 가운데 하나다.

***HEU 보유여부, 폐기 범위, 검증방법 등 현안은 여전히 이견 **

한편 핵폐기 범위와 고농축우라늄(HEU) 보유 여부, 검증방법 등 주요 핵심현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HEU 보유 여부와 관련해 미국은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보유를 시인하고 폐기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핵폐기 검증방법과 관련해서도, 북한은 6자회담 참가국의 합의를 바탕으로 한 국제사찰을 주장한 반면 미국은 '(북한내에서) 언제든지 어디든지' 의심지역에 대한 핵사찰이 가능토록 북한의 NPT(핵무기확산금지조약) 추가의정서 가입을 전제로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의한 국제사찰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회담부터 북측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의 핵폐기'라는 용어 대신에 '포괄적 비핵화'(comprehensive de-nuclearization) 라는 새 용어를 쓰기는 했지만, 여전히 북한에 모든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만을 포기하고 평화적 핵활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기피해온 미국이 내달중 북한과 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로 하고 일본 또한 내달 1일 북한과 외무장관 회담을 갖기로 하는 등 쌍무회담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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