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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파병강행", 정부는 국내언론 통제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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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국 파병강행", 정부는 국내언론 통제 시도

알자지라 "SOS에도 한국 파병키로", 정부 "김씨가족 인터뷰 신중"

알 자지라를 비롯한 세계 유수언론들이 "김선일씨 피납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파병을 강행하기로 입장을 정했다"는 소식을 긴급뉴스로 대서특필해 김씨의 안전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내언론에게 "협상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고 국민적 감정을 자극하며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납된 김씨 가족과의 인터뷰 자제 등을 요구해, 정부가 국내여론 무마에만 여념이 없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알자지라 1면 톱으로 "盧 파병방침 안 바꿀듯"**

김씨의 피납 테이프를 단독 방영했던 중동의 위성TV 알자지라는 21일 오전 인터넷 영어판을 통해 김씨 피납사실을 머릿기사로 다룬 데 이어, 이날 오후 들어서는 '서울, (김씨) SOS에도 불구하고 군대를 이라크로 보내기로'라는 제목의 한국정부 파병 강행 결정 소식을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이 기사를 통해 이날 오전 긴급소집됐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의 파병 강행 방침 결정 소식과 노무현대통령의 발언을 상세히 보도하며, "노대통령은 파병계획에 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또 "한국은 이미 남부 이라크에 6백70명의 군인 기술자와 의료진을 파병하고 있고 그들은 곧 북부의 보다 많은 병력과 합류할 것"이라며 "(파병부대)의 절반은 비전투병력을 보호하기 위한 전투병력"이라고 전했다.

이밖에 AP, 로이터, CNN 등 서방언론과 요미우리, 교도통신, 지지통신 등 일본언론들도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노대통령의 파병 강행방침을 속보로 전해, 한국군 파병 강행을 기정사실화했다.

***정부 "지나치게 감성적인 피납자 가족인터뷰 부각시키지 말라"**

이처럼 세계언론이 김선일씨 피납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가 파병을 강행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대서특필하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의 테러사건대책본부는 국내언론에 대해 김선일씨 피납사건 보도를 신중히 해달라고 주장해 '눈 가리고 아웅'식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고 있다.

테러사건대책본부는 21일 오후 국내언론에 보낸 '보도협조 요청'이라는 자료를 통해 "각 언론사에서 불필요한 혼란이나 추측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보도는 삼가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구체적으로 "'테러리스트' 표현 등 납치범들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보도는 최대한 자제해 줄 것"을 주문했다.

대책본부는 이어 "아울러 지나치게 감성적인 피납자 가족 인터뷰 부각을 비롯, 피납자 소속회사가 미 군납업체임을 강조하는 것은 납치범들과의 협상 여부를 좁히고 불필요한 국민적 감정 자극과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며 자제해줄 것을 주문했다.

대책본부는 또 "서희-제마부대 주둔 및 이라크 추가파병이 이라크 재건과 평화유지를 위한 노력임을 적극 부각하여 납치범들의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본부 보도협조 요청은 NSC 및 노대통령 발언직후 세계언론들이 "한국, 파병철회 거부"라는 제목으로 속보를 내보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김선일씨 구조협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국내 파병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낳고 있다.

특히 피납된 김씨 가족들이 "정부는 파병결정을 재검토하고 선일이를 구해달라"고 한 인터뷰 내용을 '감성적'이라며 보도제한을 요청한 대목이나 "불필요한 국민적 감정 자극과 불안감 조성"을 자제해달라고 한 대목은 철저한 '국내용'이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

또한 '테러리스트' 운운하는 표현은 이날 NSC회의에 참석한 국방부 관계자가 파병강행 방침을 밝히며 "테러세력에게 굴복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등 정부가 앞장서 사용하고 있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번지수를 잘못 찾은 당부가 아니냐는 빈축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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