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반전이냐 도발이냐, 비건-최선희 담판 열릴까?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반전이냐 도발이냐, 비건-최선희 담판 열릴까?

비건 방한 앞둔 북미 셈법은?

북미 간 협상이 교착을 넘어 다시 갈등 국면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15일 방한한다. 북한이 제시한 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비건 대표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지, 북한이 이에 응할지 주목된다.

12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9 INSS 컨퍼런스에서 이수형 연구원 학술협력실장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깼다는 책임을 지지는 않기 위해서라도 비건의 요청이 있다면 일단 만남에는 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만남이 이뤄진다면 북한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비건 대표의 상대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실장은 "2018년부터 지속되어온 북미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판을 깨게 되면 이에 대한 책임 소재가 나온다. 비건이 한국에 와서 북한을 만나고자 하는 제스처를 취하는데 북한이 이것 마저 거부한다고 하면 우리가 봤을 때도, 국제사회가 봤을 때도 프로세스가 깨지는 책임이 북한 쪽이 커지게 된다"며 "이렇다면 북한은 (비건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비건과 북한 인사 간 만남이 극적 타결을 위한 모멘텀이 될지 아니면 북한이 이야기하는 '새로운 길'과 부정적인 '크리스마스 선물' 마련의 계기가 될지 모르겠다"며 "북미 간 교착 상태가 반전되는 것까지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이 실장은 북미 간 실무접촉이 이뤄지더라도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를 취하는 부분과 관련, 현재 트럼프 정부가 처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만족하는 수준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만남 이상의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용환 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역시 "북한은 실무회담이 아니라 정상회담, 그리고 제재 해제 혹은 완화를 원했다"며 "그런데 제재 문제는 미국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뿐더러 대선 국면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해줄 수 있는 것이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최 실장은 "그래서 미국은 북한과 일정을 잡아 나가면서 그 속에서 북한을 설득하려는 것이 기본적 입장이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연말 시한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협상을 끌고 가고 싶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이를 받으려면 (미국이) 이점을 줘야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비건의 방한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오는 것보다는 상황 관리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며 "비핵화 틀이 틀어지는 것에 대한 책임 소재 측면도 고려한 것으로 본다. 미국은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수호 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그동안 요구했던 연합 훈련 중단, 전략자산 전개 중지, 제재 완화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트위터나 발언들을 보면 일단 좀 참아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비건 대표도 들어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한편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발사 등 군사적 조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물리적 위력이 아닌 일종의 '말폭탄'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용환 실장은 "북한이 지난 7일 신형엔진 실험을 했다고 밝혔는데 이 엔진을 얹은 로켓을 발사하려면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며 "(올해가) 2~3주가 남은 상황에서 그 안에 발사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이라며 북한의 군사적 행동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실장은 "만약 장거리 로켓 발사의 움직임이 있으려면, 즉 (북한이 예고한대로) 크리스마스 때 발사하려면 지금쯤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며 "이게 안된다면 (차라리) 논리적으로 명분을 찾아서 반응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는) 합리적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게다가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소집해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 없고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른바 '레드라인'을 먼저 넘어버리면 협상판을 깨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의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준혁 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 간 군사적 훈련을 하는 등의 노선을 발표할 수도 있다"며 "물리적인 도발 보다는 노선 측면에서 새로운 것을 발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아무런 발표 없이 12월 24일 미국을 겨냥해 ICBM을 발사하면 이건 북한 대내 사정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며 "북한의 대내 명분을 조성하는 차원이 (이달 말로 예정된) 전원회의의 논의 내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