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금강산을 관광하는 남한 관광객은 자신의 승용차를 직접 몰고 금강산 관광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북한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신변안전보장을 약속하고 금강산 지구내 반출입 물자에 대해 관세를 물지 않고 세관신고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등 관광 및 기업의 편의를 도모하는 규정을 마련해 발표했다.
또한 26일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도 다음달 3일 차기 회담을 열기로 합의해 군사회담 정례화를 위한 기대감을 높여, 남북간 경제교류와 긴장완화 단계가 상당히 의미있는 수준으로 높아지게 됐다.
***북, 금강산관광관련 규정 채택. 자신 자동차 몰고 관광 가능, 신변안전보장도**
북한은 금강산 관광지구 운영과 관련한 3개 하위 규정을 제정해 남한 관광객과 기업의 편의보장과 남한 자본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26일 밝혔다.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지난 4월 29일 '결정'을 통해 금강산관광지구 운영과 관련한 '금강산 관광지구 관리기관 설립운영규정'(결정 23호), '금강산관광지구 세관규정'(결정 24호), '금강산관광지구 출입, 체류, 거주규정'(결정 25호) 등 3건의 규정을 채택했다.
특히 '금강산 관광지구 출입, 체류, 거주 규정'에서는 지구내 투자,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관광지구관리기관'이 발급한 자동차 통행증을 가진 자동차가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측 관광객이 사전에 자신의 차량을 신고해 통행증을 받으면 차를 몰고 금강산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북한측은 관광지구에 체류 거주하는 사람들의 신변 및 주거권, 서신, 자유로운 통행 보장을 비롯해 법에 의하지 않고는 구속, 체포, 수색할 수 없도록 해 신변 불안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남측 자본 유치에 적극적**
'금강산관광지구 세관규정'에도 의미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규정에서는 기업활동에 편리한 곳에 세관을 설치하고, 한 번 등록한 자동차와 선박 등은 세관수속을 받지 않도록 하는 등 출입 인원과 운송수단의 편의를 도모했으며 물자 반출입 신고서도 컴퓨터 통신망으로도 할 수 있게 해 대폭 간소화했다.
또한 열차 화물과 선박 화물의 세관신고도 각각 관광지구 내 해당 철도역장, 선장이 하도록 간소화해 기업 활동의 편리가 상당히 높아지게 됐다. 관광지구 내에서 신고없이 외화를 반출입할 수 있도록 한 것도 남한 및 외국 기업의 교류를 보장하려는 북한측의 의도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관광지구관리기관의 초대 이사장은 개발업자가 임명토록 해 남측 인사가 맡을 수 있게 됐다.
북한의 이러한 조치는 금강산 관광이 6년째를 맞아 정착 단계에 들어선 데다, 남한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해 좀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적극적인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이는 이미 발표된 개성공업지구 하위 규정의 목적과 거의 유사해, 북한측이 양대 지구에 남측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재계에서는 금강산 관광 사업과정에 큰 고초를 치룬 현대아산에 대한 배려 측면이 강하며,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후 적극적 남북경협을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차 남북 장성급회담, 6월 3일 열려. 군사회담 정례화 기대 높여 **
북한은 또한 이날 2000년 국방장관회담 이후 처음으로 열린 남북 고위급 군사당국자회담에서도 차기 일정을 다음달 3일 열기로 합의하는 등 적극적 모습을 보여, 군사회담 정례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남북한은 북측의 금강산 초대소에서 제1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을 갖고 이같이 정하고 남북이 각각 제시한 서해상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방안에 대한 상호간의 입장을 충분히 검토한 뒤 2차 회담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남측 수석대표인 박정화 합참 작전차장(해군 준장) 등 남측은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서해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서해 함대사간 직통전화 설치.운영 ▲경비함간 공용 주파수 설정.운영 ▲경비함간 시각 신호 제정.활용 ▲불법어로 활동 단속과 관련한 정보 교환 등 4가지 대책을 제안했다.
반면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인민무력부 정책국장(해군 소장, 준장에 해당) 등 북측은 북방한계선(NLL) 대신 서해상에 새로운 선을 그어 그 선내에 남북 양측 경비정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분위기 상당히 우호적**
이날 오전 전체회의와 세 차례의 실무 접촉등 모두 7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는 이처럼 서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에 대한 원칙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회담 분위기가 상당히 화기애애한 상태에서 진행되고 차기 회담 일정을 정하는 수확을 거둬 차기 회담이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차기 회담 일정이 정해짐으로써 남북간 군사 당국자회담의 정례화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높아지는 수확을 거두게 됐다.
이에 대해 남측회담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서해상 무력충돌을 사전에 막아야만 한다는 대전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하는 등 원칙적인 합의 수준의 공감을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다음 회담부터는 구체적인 각론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측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회담에서 쌍방은 전연일대에서의 선전을 중지하고 그 수단들을 제거하고 서해상에서 충돌을 방지하는 문제가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데서 절박한 문제로 나선다는데 견해를 같이했다"며 "이를 다음 번 회담에서 계속 토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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