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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적대시 정책 철회 전에 비핵화 대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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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적대시 정책 철회 전에 비핵화 대화 없어"

김계관 이어 김영철까지, 북한 '벼랑 끝 전술' 재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에 이어 이번에는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이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기 전에는 비핵화 대화는 없을 거라며 엄포를 놓았다.

18일 전 통일전선부장이자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때까지 미국과 협상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에서 "미국은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전에는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의 틀거리 내에서 조미(북미) 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문제들을 함께 토의하는 것이 아니라 조미 사이에 신뢰구축이 먼저 선행되고 우리의 안전과 발전을 저해하는 온갖 위협들이 깨끗이 제거된 다음에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비롯한 체제 안전 문제와 함께 대북 제재 해제에 대한 청사진이 분명히 제시돼야 회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는 체제 안전 문제와 관련,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의 연기 수준이 아닌 '완전한 중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연기하면서 자신들에게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 누구에 대한 '배려'나 '양보'로 묘사하면서 마치도 저들이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남조선(남한)과의 합동 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자체를 완전히 중지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합동군사연습이 연기된다고 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이 보장되는 것이 아니며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대북 제재 문제와 관련 "미국이 조미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어째서 대화 상대방인 우리를 모독하고 압살하기 위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과 제재 압박에 그처럼 악을 쓰며 달라 붙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시각에서 볼 때 미국의 이러한 행태가 혼탕스럽고 엇박자를 내는 것처럼 불투명하게 보일 수 있지만 우리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명백하게 보인다"며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적 야심을 버리지 않고 연말연시를 앞둔 지금의 바쁜 고비를 넘기기 위해 시간벌이만을 추구하면서 음으로 양으로 교활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하여 운운하고 있는데 조선반도 핵 문제의 근원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그에 대해 논의할 여지도 없다"며 "우리는 바쁠 것이 없으며 지금처럼 잔꾀를 부리고 있는 미국과 마주앉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자신들은 "바쁠 것이 없다"고 선언했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협상 시한을 올해 안으로 못박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로 일정한 성과를 내야 하는 쪽은 북한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김 위원장이 겉으로는 미국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로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에 대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것을 계기로 이보다 더 큰 요구 사항을 계속 밀어붙이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담화에서 "이제는 미국 대통령이 1년도 퍽 넘게 자부하며 말끝마다 자랑해온 치적들에 대해 조목조목 해당한 값을 받을 것"이라고 밝힌 점 역시 북한의 이같은 의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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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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