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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츠시로 지하벙커 강제노역 한국인 유족 찾습니다"

日 신농매일신문 기자, 지난해 발견 명부 근거 창녕 밀양 합천 등 취재 나서

일본은 패전을 앞둔 1944년 11월 도쿄에서 20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악지역 마츠시로에 전시 최고통수 기관인 대본영을 옮기기 위한 지하 벙커 공사를 시작했다. 이른바 ‘본토 결전’에 대비하기 위해 도쿄 ‘궁성’(현재의 황거)에 있던 대본영을 지하호로 옮기는 계획이었다. 일본 굴지의 종합건설사인 니시마쓰구미(현재 니시마쓰건설)와 가지마구미(현재 가지마건설)가 공사 하청을 맡았다. 공사에 조선인 6000여 명과 일본인 3000여 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자료는 없다. 일본군이 패전 뒤에 자료를 대부분 폐기해버렸기 때문이다. 일반에 공개되는 구간은 조산 지하호 구간 중 일부(약 500미터)이다. 지금은 한 해 5만 명이 찾아오는 일본의 명소가 됐다. 지하호 공사는 75% 정도까지 진척됐으나, 8월 15일 항복과 함께 중지됐다.(일본 신농매일신문 보도 중 일부)


태평양 전쟁 말기 본토 공습에 대비한 일본 나가노현 지하 벙커 구축에 강제동원된 한국인 2600명의 명단이 지난해 발견됐다.

‘마츠시로 대본영 지하갱도’ 건설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은 6000여 명으로 알려졌으며, 삼엄한 감시하에 밤낮으로 강행된 노동과 식량부족, 발파 및 낙반 사고,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 등으로 희생당한 피해자 수는 300~1000명 정도로 추정했다.

▲지난 2018년 6월22일 지하갱도 건설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명부 2600명단 발견 관련한 보도된 신문 ⓒ프레시안(이철우)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하호 건설에는 한국인 노동자들이 하루 2교대로 12시간씩 일했다. 불과 9개월 만에 총 13킬로미터 길이의 땅굴을 파야 했다.

발견된 강제징용자 명단은 일본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생존하더라도 나이가 90세를 넘긴 데다 사망했다면 유족을 찾는 일이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발견된 강제동원자 명단에는 70%가 경상도 출신이다. 그중에서도 창녕, 밀양, 합천 출신이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일본 현지 언론이 강제동원 명부를 근거로 피해자와 유족을 찾는 국내 취재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나가노현 지방지 신농매일(시나노마이니치)신문의 겐타 이구치 기자는 “이번 조사는 생존자와 사망하셨어도 그 유족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70년 이상 전의 일이기 때문에 전혀 단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농매일신문은 지난 1920년 설립돼 100주년을 눈앞에 둔 역사를 자랑한다.

▲일본 나가노현 지하 벙커 구축에 강제동원된 한국인 2600명의 명단 ⓒ프레시안(이철우)
그는 창녕군 성산, 남지 등 면이나 마을까지 주소가 적혀 있는 명부를 근거로 마을을 돌거나 노인이 모여있을 것 같은 장소 혹은 호적을 관리하는 군청 등 관공서 등을 방문, 확인에 나서고 있다.

겐타 이구치 기자는 “최근 한일 관계가 어려운 상태에 있는 것에 매우 마음 아프다. 이번 조사는 신문 기사를 통해 한일 간 서로의 이해가 깊어지고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가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고전했다.

그는 취재 중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 직접 피해를 받은 후 귀국하여 원폭 피해자라는 낙인으로 일본에서의 생활보다 더욱더 힘든 고난의 세월을 살아오신 분들이 계시는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을 찾았다.

겐타 이구치 기자는 이곳에 마련된 위령각을 찾아 안치된 위패 앞에서 헌화하면서 추념했다.

그는 “마쓰시로 대본영의 슬픈 역사도 이 지역의 평범한 일본 시민들이 지켜 왔다"면서 "1995년 일본 시민들은 조산 지하호 입구에 조선인 희생자 추도 평화기념비를 세우고 매년 11월 11일 11시 11분에 추도식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견된 자료 외에 사망자 명단이나 노동재해자 명단 등이 존재할 것이라며 일본 당국은 조선인 강제노동과 관련한 모든 자료들과 문건들을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겐타 이구치 기자가 지난 2일부터 12일까지 취재한 내용은 내년 1월에 보도될 예정이다.

▲일본 신농매일신문사 겐타 이구치 기자가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자 복지회관에 마련된 위령각에서 원폭피해로 사망하신 영령들을 위로하며 애도 했다. ⓒ프레시안(이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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