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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별' 등재에 연 2억 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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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쉐린 가이드 '별' 등재에 연 2억 원 요구했다"

윤경숙 대표 "동남아, 일본서도 비슷한 일 있어"

세계적 미식 가이드 서적 <미쉐린 가이드> 만점 등재를 위한 뒷거래가 있었다는 주장이 논란을 일으키는 와중에, 해당 내용을 폭로한 한식 레스토랑 윤가명가의 윤경숙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1년에 4만 달러(약 5000만 원)가 넘는 '컨설팅 비용'"을 미쉐린 측이 요구했고, 해당 제안을 거절하자 책에 등재가 취소됐다고 밝혔다.

14일 윤 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쉐린 가이드> 측으로부터 2013년 "<미쉐린 가이드>가 한국에 입성할 예정이고, 거기에 맞는 3스타급(미쉐린 가이드의 최상위 평가) 레스토랑을 오픈하면 좋겠다, 언제까지 오픈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그에 맞춰 2014년 연말 전 매장을 오픈했다고 밝혔다.

"미쉐린, 컨설팅비 연 2억 원 요구했다"

윤 대표는 이후 "미쉐린의 고위급인 인스펙터(inspector), 이런 분들이 두 번 정도 오셨고, 아시아 총괄, 관련 정보들을 중간에서 전달해주시던 '싱어'라는 이름을 가진 분까지 해서 1년에 평균 6번 정도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후 윤 대표는 미쉐린 측으로부터 돈 이야기를 제안 받았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는) 신라호텔의 라연, 광주요그룹이 준비하는 가온이라는 곳이 (자신들의) 컨설팅을 의뢰 받았고, 그들도 '스폰'을 해 줄 의사가 있다면서 아주 달콤한 제안을 받았다. 너희들이 이런 식으로 (식당을 운영)하면 3스타를 받을 수 있겠지만, 다양성 있는 식당이 나오도록 컨설팅을 받으면 어떻겠느냐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KBS는 지난 13일 신라호텔의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 비채나 등 3곳의 식당이 1년에 수천만 원이 넘는 미쉐린 측의 컨설팅을 받은 후 미쉐린 스타를 받았다고 단독 보도했다.

KBS는 아울러 이번 내역을 폭로한 윤가명가 측에 컨설팅을 제안했다 거절당한 '어네스트 싱어' 씨가 가온과 라연의 관계자와 <미쉐린 가이드>의 한국 진출 전부터 인연을 맺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 측이 "1년에 4만 달러가 조금 넘는 컨설팅비"에 더해 "인스펙터들, 심사위원들이 올 때마다 그들의 체류비, 비행기값, 숙박, 음식 먹는 값을 세 곳(라연, 가온, 윤가명가)이 나눠서 지불해야 된다고 했다. 그들이 얘기한 예상 비용까지 따지면 거의 2억 원 가까이를 매년 지불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이후 윤가명가가 어니스트 싱어 씨의 컨설팅 제안을 거절하자 2016년 <미쉐린 가이드> 서울 편이 처음 나올 때 윤가명가의 이름은 등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에는 원스타, 투스타, 스리스타 식당 외에도 '그 지역에 가볼 만한 레스토랑'의 이름은 들어간다"며 "<미쉐린 가이드>에 윤가명가라는 레스토랑은 없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2016년 이후 라연과 가온은 한국에서 유이하게 <미쉐린 가이드> 만점인 3스타를 받았다. 광주요그룹의 다른 식당 비채나는 1스타를 받았다.

"미쉐린이 아시아 우습게 본다"

윤 대표는 1년 동안 이번 일을 취재한 결과 <미쉐린 가이드>의 이런 행태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고도 주장했다.

윤 대표는 "동남아시아 쪽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고, 일본에서도 싱어 씨의 컨설팅을 받은 곳들이 별을 달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시아 쪽에만 미쉐린이 더 심하게 했구나, 아시아를 얼마나 우습게 보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미쉐린 가이드>의 평가가 철저한 비밀을 지키며 이뤄진다는 주장 역시 믿을 수 없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기실 '3스타급 레스토랑을 한국 입성에 맞춰 오픈해달라'며 자신들에게 레스토랑 오픈을 요구한 것부터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사전에 이렇게 언제쯤 심사에 들어갈 것이고, 어디어디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점은 (문제)"라고 밝혔다.

윤 대표는 아울러 윤가명가 오픈 1년 간 미쉐린 측으로부터 심사위원단의 누구가 언제쯤 식당을 방문한다는 정보도 사전에 받았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아울러 된장과 고추장 등 한국 향신료가 주력이 되는 음식을 "(심사위원이 방문하는 날)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들었다"고도 말했다.

윤 대표의 주장에 따르면 <미쉐린 가이드>의 신뢰도 자체가 큰 손실을 받는 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관련 보도로 논란이 된 와중에도 이날(14일) <미쉐린 가이드>는 2020년 서울판을 발표했다. 라연과 가온 두 곳은 올해에도 3스타를 받아 4년 연속 최고 식당에 등재됐다.

올해 <미쉐린 가이드>에는 지난해보다 12곳 줄어든 179곳의 식당이 소개됐다. 이 중 31곳이 별을 받았다.

이날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그웬달 뿔레넥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는 최근 언론 보도를 의식한 듯 "우리는 보편적 기준과 뿌리 깊은 독립성을 기반으로 독창적인 평가 방법 개발해왔고 평가에 있어 평가원 이외 다른 사람은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우리를 신뢰하는 사람들에게 빚을 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쉐린 가이드> 2020 서울편. ⓒ미쉐린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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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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